[오피셜] 女 선수와 ‘강제 키스 논란’ 스페인축구협회장 결국 물러난다...“진실을 믿는다”
[포포투=가동민]
스페인 여자 축구선수와 강제 키스를 했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RFEF) 회장이 사퇴했다.
RFEF는 1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임을 발표했다. RFEF 회장직과 더불어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직도 사퇴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스페인 여자대표팀은 2023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감격스러운 우승이었다. 스페인 여자대표팀의 월드컵 첫 우승이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 남자대표팀 우승 이후 13년 만이었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사건은 결승전 이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터졌다.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스페인 선수단은 차례로 단상에 올랐다. 루비알레스가 에르모소와 포옹을 했다. 이어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입을 맞췄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후 에르모소는 라커룸에서 SNS 라이브를 통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루비알레스는 에르모소와 입맞춤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
언론은 루비알레스의 행동을 비난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 접촉을 한 건 성추행이다. 루비알레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의 라디오를 통해 "에르모소와 키스? 다들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라고 밝혔다. 에르모소도 “친밀함의 표현이었다. 월드컵 우승으로 엄청난 기쁨이 몰려왔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회장과의 관계엔 문제가 없다”라며 루비알레스를 감쌌지만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스페인 인사도 움직였다. 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우리가 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축구협회장의 사과는 충분치 않다. 난 적절치 않다고도 생각한다. 스페인 선수들은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다했다. 그러나 회장의 행동은 평등을 위해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루비알레스도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루비알레스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확실히 내가 실수를 했다. 순간적임 감정으로 어떠한 악의도 없이 즉흥적으로 일어났다. 반복한다. 두 당사자 모두 악의가 없었다. 상처받은 사람이 있기에 사과해야 한다. 여자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이고 스페인의 두 번째 우승인데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쳐 슬프다“라고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과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나섰다. FIFA는 “징계위원회는 루비알레스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징계 절차 개시를 통보했다. 품위 있는 행동의 기본 규칙과 스포츠에 해를 끼치는 행동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루비알레스 회장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루비알레스는 비상 대책회의에서 “사퇴 압박은 가짜 페미니즘에 의한 사회적인 암살행위다. 절대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라며 충격적인 발언까지 했다.
이에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커졌다. 여자 월드컵 우승 멤버이자 발롱도르 수상자인 알렉시아 푸텔라스는 "용납할 수 없다. 모두 끝났다. 에르모소와 함께 한다"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다비드 데 헤아, 이케르 카시야스 등이 입을 모아 루비알레스를 향해 질타했다. 스페인 여자 대표팀도 들고 일어났다. 루비알레스가 사임하지 않으면 다시는 스페인을 대표에 경기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루비알레스는 서로 합의된 입맞춤이었다고 주장했다. 루비알레스는 "에르모소에게 페널티킥 실축은 잊어버리라고 이야기했다. 가벼운 키스를 해도 되는지 에르모소에게 물었고 허락을 받았다. 상호 합의된 입맞춤이였다. 합의된 키스로 인해 내가 사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에르모소는 전면 반박했다. 에르모소는 자신의 SNS를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의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그가 주장한 대화는 없었다. 그의 키스는 합의되지 않은 행동이었음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전했다.
결국 루비알레스가 물러나게 됐다. RFEF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임을 발표했다. RFEF 회장직과 더불어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직도 사퇴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루비알레스는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루비알레스는 “FIFA의 징계와 여론을 확인했다. 일을 계속할 수 없을 것 같다. 진실을 믿는다. 승리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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