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트레이드 후 ERA 3점대→8점대 추락↓ '우연인가', 결국 2군행 통보

김우종 기자 2023. 9. 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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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LG 최원태.
LG 최원태. /사진=LG 트윈스 제공
우연이라고 해도 하필 시점이 묘하다. 트레이드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인 LG 트윈스의 우완 최원태(26)가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구위를 되찾기 위해 잠시 몸과 마음을 다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BO 리그 경기가 없는 11일 1군 엔트리 변동 현황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LG는 최원태 1명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무엇보다 LG로서는 최근 최원태의 부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최원태는 지난 7월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LG가 키움에 내야수 이주형(22)과 투수 김동규(19), 그리고 2024년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주는 대신 선발 투수 최원태를 받는 3:1 트레이드였다.

최원태의 영입에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물론, LG 팬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LG의 가장 큰 약점으로 선발진이 늘 거론됐기 때문이었다. 시즌 초반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부진을 거듭한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김윤식과 이민호마저 컨디션 난조로 조기에 이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원태의 영입은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하게 책임질 토종 자원으로 충분해 보였다. LG 구단도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올 시즌 최종 목표를 위한 선발 투수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였다고 했다.
LG 최원태.
◆ '증명된' 선발 자원이었던 최원태, 트레이드 전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 → 트레이드 후 2승 2패 평균자책점 8.27 '하필 왜'
실제 그동안 최원태의 커리어를 보면 믿음이 갈 수밖에 없는 과거 성적이었다. 최원태는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15년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3억 5000만원. 입단 2년 차인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최원태는 2승 3패 평균자책점 7.23으로 첫 시즌을 마쳤다. 이어 2017시즌 최원태는 11승 7패 평균자책점 4.46을 마크하면서 선발 투수로 성장했다.

이후 최원태는 꾸준하게 시즌마다 100이닝 이상 투구를 펼치며 영웅 군단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2018시즌에는 13승 7패 평균자책점 3.95, 2019시즌에는 11승 5패 평균자책점 3.38로 각각 좋은 활약을 해냈다. 이어 2020시즌 7승 6패 평균자책점 5.07, 2021시즌 9승 11패 평균자책점 4.58, 2022시즌 7승 5패 평균자책점 3.75의 성적을 각각 마크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LG로 유니폼을 갈아입기 전까지 키움 소속으로 올 시즌 17경기에 선발 등판,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를 찍었다. 102⅓이닝 동안 90피안타(7피홈런) 29볼넷 78탈삼진 38실점(37자책), 피안타율 0.23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6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11차례나 됐다.

그랬던 최원태가 LG로 팀을 옮긴 뒤에는 좀처럼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LG 이적 후 일단 출발은 좋았다. 먼저 트레이드 발표 다음 날이었던 30일, 최원태는 두산을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LG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앞서 트레이드 발표 당시 염 감독은 "속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당시 염 감독은 "최근 선발진 때문에 밤잠을 설쳤는데, 막혔던 혈이 한 번에 뚫리는 느낌"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유망주 3명을 보내는 트레이드라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번 트레이드를 성사시켜주신 단장님과 사장님, 그리고 허락해주신 구단주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최원태가 오면서 다른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대단히 넓어졌다. 또 승부를 걸 수 있는 카드도 늘어났다. 켈리와 아담 플럿코를 비롯해 임찬규와 최원태, 이정용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이다. 또 이지강과 이민호, 이상영, 강효종 중 가장 좋은 투수가 월요일 또는 더블헤더 경기에 나설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LG 최원태(오른쪽).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8월 5일에는 삼성을 상대해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볼 4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어 12일에는 친정팀인 키움을 상대로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챙긴 뒤, 18일 SSG전에서는 7이닝 3피안타 2볼넷 1몸에 맞는 볼, 4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25일 NC와 원정 경기에서 4이닝 1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1실점(9자책)으로 난타당하며 이적 후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이는 최원태의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종전 기록은 키움에서 뛰었던 2021년 8월 29일 LG전 1⅔이닝 8피안타 5볼넷 11실점 11자책)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지난 5일 수원 KT전에서는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흔들렸고, 10일 광주 KIA전에서도 2⅔이닝 8피안타 5볼넷 3탈삼진 7실점(7자책)의 난조를 겪었다. 8월 성적은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9.00. 9월 성적은 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은 14.29에 달한다. LG 이적 후 7경기 동안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은 8.27.

LG 최원태.
최원태에 대해 염 감독은 6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다음 등판(10일 KIA전)에서도 좋지 않을 경우에는 엔트리에서 한 번 빼줄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결단을 내리고 말았다. 이제 LG 구단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 그리고 LG 팬들도 최원태의 부활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2군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체력도 회복하고 밸런스를 되찾는 게 급선무가 될 전망이다.

최원태를 대신해 LG는 이민호가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는 왼쪽 골반 타박상 부상을 입은 아담 플럿코가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이에 김윤식이 올라와 두 경기 연속 1실점 투구를 펼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LG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를 철저히 했는데, 김윤식 역시 준비시킨 자원이었다. 그리고 이민호 역시 김윤식과 마찬가지로 2군에서 준비하며 1군의 부름만 기다려 왔다. 이민호는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에 출장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24이닝 동안 14피안타 6볼넷(1몸에 맞는 볼) 20탈삼진 4실점(3자책), 피안타율 0.167. 아울러 퓨처스리그에서 9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 중인 이상영도 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한편 이날 SSG 랜더스는 내아수 전의산과 김찬형, 투수 이기순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외야수 이형종과 투수 변시원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형종은 올 시즌 99경기에서 타율 0.215(316타수 68안타) 3홈런 37타점 35득점 39볼넷 78삼진 장타율 0.320, 출루율 0.326, OPS 0.646을 각각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는 10일 LG전에서 4⅓이닝 5실점 투구를 펼쳤던 김건국을 2군으로 내렸다. NC 다이노스는 외야수 천재환, 삼성 라이온즈는 투수 김시현을 각각 2군으로 보냈다.

LG 최원태.
LG 이민호.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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