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K의 진화, 코리안 인베이전
2023. 9. 11. 19:06
패션 매거진 커버 장식한 K아이돌...완판 행렬
OTT, 위버스로 글로벌 팬덤 실시간 소통
K라는 수사, 보증서가 되다
OTT, 위버스로 글로벌 팬덤 실시간 소통
K라는 수사, 보증서가 되다
지금까지 팝, 영화, 드라마, 푸드 등의 앞에 수식된 ‘K-’는 한국적인 어떤 것을 위한 표기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K-’는 품질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보증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 세계가 K에 관심을 가지는 신기한 세상이다.
나는 한국에서 패션 매거진을 만든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과 같은 영화에서 익히 보고 들었듯, 패션 매거진에 있어 9월호는 연중 가장 중요한 이슈다. 그래서 ‘셉템버 이슈’라 칭한다. 수많은 브랜드들의 가을, 겨울 시즌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또 그걸 홍보하기 위해 매거진들과 수많은 콘텐츠 논의를 하기 때문이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9월호즈음 되면 잡지들이 꽤 두툼해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만드는 매거진은 BTS의 멤버 뷔를 표지 모델로 삼았다.
그리고 다른 매거진들은 어떤 이를 표지 모델로 삼았는지 둘러보았다. 뷔를 표지 모델로 쓴 매체가 우리 외에 한 곳 더 있었고, NCT의 태용, 블랙핑크의 지수, 아이브의 안유진, 엔하이픈의 멤버 2명, 신인 그룹 제로베이스원 등이 각 패션 매거진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 여기에 배우 손석구, 축구 선수 이강인도 커버를 장식했다.
그리고 다른 매거진들은 어떤 이를 표지 모델로 삼았는지 둘러보았다. 뷔를 표지 모델로 쓴 매체가 우리 외에 한 곳 더 있었고, NCT의 태용, 블랙핑크의 지수, 아이브의 안유진, 엔하이픈의 멤버 2명, 신인 그룹 제로베이스원 등이 각 패션 매거진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 여기에 배우 손석구, 축구 선수 이강인도 커버를 장식했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달인 셉템버 이슈 커버는 대부분 K-팝 스타들이다. 그리고 이들을 커버 모델로 삼으면 주춤하던 잡지 판매율이 ‘쑥’ 올라간다. 한국 소비자들이 주요 타깃이 아니다. 한국에서 만든 패션 매거진의 상당수가 해외 팬들에 의해 소비된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거다.
꼭 셉템버 이슈에만 K팝 스타를 기용하는 건 아니다. 어떤 아이돌을 표지에 내세웠느냐에 따라 잡지 판매율의 등락이 굉장히 심하다. 이 때문에 1년 12달의 표지 중 대다수가 그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 판매율에 영향력을 가진 건 국내 독자가 아니다. 역시나 아티스트의 해외 팬덤이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달인 셉템버 이슈 커버는 대부분 K-팝 스타들이다. 1년 12달의 표지 중 대다수가 그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 판매율에 영향력을 가진 건 국내 독자가 아니다. 역시나 아티스트의 해외 팬덤이다.”
꼭 셉템버 이슈에만 K팝 스타를 기용하는 건 아니다. 어떤 아이돌을 표지에 내세웠느냐에 따라 잡지 판매율의 등락이 굉장히 심하다. 이 때문에 1년 12달의 표지 중 대다수가 그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 판매율에 영향력을 가진 건 국내 독자가 아니다. 역시나 아티스트의 해외 팬덤이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달인 셉템버 이슈 커버는 대부분 K-팝 스타들이다. 1년 12달의 표지 중 대다수가 그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 판매율에 영향력을 가진 건 국내 독자가 아니다. 역시나 아티스트의 해외 팬덤이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 K팝으로
과거에도 이런 일이 종종 있었다.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한류’라는 것이 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매거진들은 드라마 <겨울연가>(2002)의 배용준을 ‘모시려’ 안달이었다. <대장금>(2003) 이후엔 이영애와 지진희가 일본뿐만 아니라 중동 아시아 지역에까지 인기몰이를 했었다. 이병헌, 장동건, 송승헌, 권상우, 류시원 등의 한류 제왕들이 존재했다.
대부분 드라마를 통한 한류였다.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 국한된 한류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드라마나 영화 판권을 판매하고, 현지에서 방영 또는 상영되었을 때 인기몰이를 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이야기다.
드라마 한류가 아시아 지역에서 왕성한 파도를 일으켰다면, 대략 2세대 아이돌쯤으로 분류되는 소녀시대, 카라, 샤이니, 2NE1 등의 그룹들은 아시아를 넘어 남미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북미, 유럽 시장의 벽을 허물진 못했다고 판단된다. 이런 시기를 거치며,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핵심적 기능을 하기 시작한다. 판권 판매와 앨범 수출이 대부분의 유통 물량이던 시절을 넘어, OTT 플랫폼과 디지털 스트리밍의 활로가 완전히 열렸기 때문이다.
대부분 드라마를 통한 한류였다.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 국한된 한류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드라마나 영화 판권을 판매하고, 현지에서 방영 또는 상영되었을 때 인기몰이를 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이야기다.
드라마 한류가 아시아 지역에서 왕성한 파도를 일으켰다면, 대략 2세대 아이돌쯤으로 분류되는 소녀시대, 카라, 샤이니, 2NE1 등의 그룹들은 아시아를 넘어 남미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북미, 유럽 시장의 벽을 허물진 못했다고 판단된다. 이런 시기를 거치며,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핵심적 기능을 하기 시작한다. 판권 판매와 앨범 수출이 대부분의 유통 물량이던 시절을 넘어, OTT 플랫폼과 디지털 스트리밍의 활로가 완전히 열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손에 쥔 모바일을 통해 세계의 그 누구든 전 세계의 다양한 콘텐츠를 클릭 한 번으로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방탄소년단이 성장형 아이돌로 팬들과 소통하며 그들만의 팬덤(아미)을 만들어냈다. 기술적으로 각 아이돌들이 팬들과 소통하는 (위버스 같은) 플랫폼도 구축되면서 3세대 이후 아이돌 그룹들은 전 세계와 직접적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0년 전에 태동된 한류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글로벌 기류로 전환되었다는 이야기다.
K라는 수사는 어찌 보면 공산품의 ‘Made in OOO’과 같은 인증 표시로 읽힌다. 뮤직, 영화, 시리즈, 음식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문화 범주에서 보면 K는 ‘한국산’의 함축이다. 한류는 일종의 흐름을 공식화한 용어였지만, K는 본격적인 제조국 인증 표기가 되었다.
K라는 수사는 어찌 보면 공산품의 ‘Made in OOO’과 같은 인증 표시로 읽힌다. 뮤직, 영화, 시리즈, 음식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문화 범주에서 보면 K는 ‘한국산’의 함축이다. 한류는 일종의 흐름을 공식화한 용어였지만, K는 본격적인 제조국 인증 표기가 되었다.
‘K’는 ‘한국산’이라는 제조국 표시
몇 달 전 파리 출장을 다녀왔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시내의 숙소까지 나를 데리러 온 드라이버가 있었다.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다. 나는 한국, 서울에서 왔다고 했다. 그는 노래 하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뚜뚜뚜 뚜뚜 뚜뚜뚜뚜뚜.” 세상 사람이 다 알 만한 멜로디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그 유명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다. 그는 내게 정확한 발음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 시리즈를 다 봤냐고 물었더니,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다 봤다고 했다.
또 최근엔 베를린에 갈 일이 있었다. 한 행사장의 직원에게 또 다시 어디서 왔냐는 질문을 받았다. 서울이라고 했다. 갑자기 반색하며 “여행 가고 싶은 도시 중 첫 번째”라고 했다. 여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 발생한다. 떠올려 보자. 과거 해외 여행에서 우리를 향한 질문 중 첫 번째는 “아 유 차이니스? 아 유 재패니즈?”였다. 한류를 넘어 K-컬쳐의 부흥이 이끌어낸, 그래서 일반 대중이 피부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 바로 이런 모습에서부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 최근엔 베를린에 갈 일이 있었다. 한 행사장의 직원에게 또 다시 어디서 왔냐는 질문을 받았다. 서울이라고 했다. 갑자기 반색하며 “여행 가고 싶은 도시 중 첫 번째”라고 했다. 여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 발생한다. 떠올려 보자. 과거 해외 여행에서 우리를 향한 질문 중 첫 번째는 “아 유 차이니스? 아 유 재패니즈?”였다. 한류를 넘어 K-컬쳐의 부흥이 이끌어낸, 그래서 일반 대중이 피부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 바로 이런 모습에서부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변했다는 이야기다. BTS 멤버인 지민과 정국이 솔로 앨범을 내자, 이들의 싱글 트랙이 곧장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에 등극한다. K팝 2세대 아이돌 그룹인 원더걸스, 제작자인 박진영이 그들의 빌보드 차트 진입을 꿈꾸며, 그리 노력해도 힘들었던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일은 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일대의 사건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 된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미국 출신의 뮤지션들조차 선망하는 ‘핫 100’ 차트에 BTS는 5곡 이상을 올렸고, 그들의 솔로 활동 역시 성과를 보였다. 하물며, 최근 논란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세계 잼버리 대회의 상흔조차 아이돌 그룹이 전면에 나선 피날레 공연으로 반전을 꾀했던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이런 형국에서 과연 ‘K’는 어떤 의미를 내재하고 표출하는 것일까?
미국 출신의 뮤지션들조차 선망하는 ‘핫 100’ 차트에 BTS는 5곡 이상을 올렸고, 그들의 솔로 활동 역시 성과를 보였다. 하물며, 최근 논란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세계 잼버리 대회의 상흔조차 아이돌 그룹이 전면에 나선 피날레 공연으로 반전을 꾀했던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이런 형국에서 과연 ‘K’는 어떤 의미를 내재하고 표출하는 것일까?
K라는 수사는 어찌 보면 공산품의 ‘Made in Korea’와 같은 인증 표시로 읽힌다. 뮤직, 영화, 시리즈, 음식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문화 범주에서 K는 ‘한국산’의 함축이다. 한류는 일종의 흐름을 공식화한 용어였지만, K는 본격적인 제조국 인증 표기가 되었다.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자부심을 주면서도,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전했던 것처럼 말이다. K팝에서 시작된 (과거적 표기로의) 한류는 전 세계에 폭풍을 일으켰고, 넷플릭스에서 시작된 <오징어 게임>은 과거의 한류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 드라마의 세계화를 이끌어냈다.
“K라는 수사는 어찌 보면 공산품의 ‘Made in OOO’과 같은 인증 표시로 읽힌다. 뮤직, 영화, 시리즈, 음식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문화 범주에서 보면 K는 ‘한국산’의 함축이다. 한류는 일종의 흐름을 공식화한 용어였지만, K는 본격적인 제조국 인증 표기가 되었다.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자부심을 주면서도,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전했던 것처럼 말이다.”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자부심을 주면서도,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전했던 것처럼 말이다. K팝에서 시작된 (과거적 표기로의) 한류는 전 세계에 폭풍을 일으켰고, 넷플릭스에서 시작된 <오징어 게임>은 과거의 한류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 드라마의 세계화를 이끌어냈다.
“K라는 수사는 어찌 보면 공산품의 ‘Made in OOO’과 같은 인증 표시로 읽힌다. 뮤직, 영화, 시리즈, 음식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한 측면을 포괄하는 문화 범주에서 보면 K는 ‘한국산’의 함축이다. 한류는 일종의 흐름을 공식화한 용어였지만, K는 본격적인 제조국 인증 표기가 되었다.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자부심을 주면서도,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전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조차 큰 인지도를 가지 못한 배우, 뮤지션이지만 되려 외국에서는 그 또는 그녀를 좋아하는 팬들이 생겨난다. 이런 사례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체크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잘 알려졌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 연예인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의 SNS 팔로워가 상상을 초월할 때가 있다. 이게 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해 실시간 한국산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K는 일종의 글로벌 표기법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한국에서 잘 된 이후, 수출을 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결과물을 팔아왔다. 지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형태는 한국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고려한다. 특히 음악 산업은 더 그렇다. 어떨 때는 되려 해외에서 좋은 반응과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역으로 국내로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제 K는 일종의 글로벌 표기법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한국에서 잘 된 이후, 수출을 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결과물을 팔아왔다. 지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형태는 한국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고려한다. 특히 음악 산업은 더 그렇다. 어떨 때는 되려 해외에서 좋은 반응과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역으로 국내로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K’는 일종의 인증서
팬데믹이 종식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수의 뮤직 페스티벌들이 속속 정상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최근 거대 뮤직 페스티벌 중 하나인 롤라팔루자 무대에 K팝 그룹 뉴진스와 스트레이 키즈가 올랐다. 그리고 굉장히 좋은 반응들을 이끌어냈다.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에는 블랙핑크가 헤드라이너로 올랐었다.
뭐 이런 걸로 야단이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야단법석 떨어야 할 일이 맞다. X세대 언저리에 위치한 나와 같은 이들에게 뮤직 페스티벌은 한마디로 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으로 국내 페스티벌이 아닌 글래스톤베리, 코첼라, 룰라팔루자 등과 같은 꿈의 무대에, 그것도 프라임 타임의 무대에 한국 아티스트가 오른다는 건,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만큼이나 대단한 일이다.
뭐 이런 걸로 야단이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야단법석 떨어야 할 일이 맞다. X세대 언저리에 위치한 나와 같은 이들에게 뮤직 페스티벌은 한마디로 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으로 국내 페스티벌이 아닌 글래스톤베리, 코첼라, 룰라팔루자 등과 같은 꿈의 무대에, 그것도 프라임 타임의 무대에 한국 아티스트가 오른다는 건,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만큼이나 대단한 일이다.
심지어 우리가 해외 곡을 떼창해서 뮤지션들이 감동을 받는 그런 일이, 다시 역으로도 생겨나고 있다. 뉴진스의 노래를 해외 팬들이 함께 떼창하는 이미지. 상상만 해도 놀랍지 않은가! 결과적으로 한류에서 시작해, 한국의 음악, 드라마, 음식 등을 표기하기 위해 붙여진 수식어 K는 이제 진화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제조국 표기에서, 포괄적인 한국 문화를 지칭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같은 음악이고, 드라마이며, 영화인데, 뭔가 다른 정서로 관객, 시청자, 청중을 휘어잡는 그런 문화적 산물이 바로 K가 된 것이다.
동시에 K는 일종의 ‘인증서’가 되기도 한다. 중국이 자본으로 할리우드 및 해외 엔터테인먼트에 침투한 반면, 한국은 소프트웨어로 인증을 얻어냈다. 그렇기에 이 인증서는 꽤나 값진 산물임에 틀림없다.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이 제작하고 연출한 어떤 소프트웨어라도 일단 긍정적 시선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무조건적 맹신과 옹호는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것으로 응집된 팬덤의 힘은 꽤나 충성도가 높다.
동시에 K는 일종의 ‘인증서’가 되기도 한다. 중국이 자본으로 할리우드 및 해외 엔터테인먼트에 침투한 반면, 한국은 소프트웨어로 인증을 얻어냈다. 그렇기에 이 인증서는 꽤나 값진 산물임에 틀림없다.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이 제작하고 연출한 어떤 소프트웨어라도 일단 긍정적 시선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무조건적 맹신과 옹호는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것으로 응집된 팬덤의 힘은 꽤나 충성도가 높다.
한국에서 발생한 오류도 해외 팬덤은 보드랍게 감싸 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로열티는 특히 K 콘텐츠를 주도하는 아티스트 개인에게 얹혀진다. 행여 한 아티스트가 한국에서는 위용이 실추될 수 있는 오점을 남겨도, 해외 팬덤은 (무조건적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만큼 K라는 인증서는 효용 가치가 큰 카테고리를 형성한다.
K는 자생적으로 스스로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굳이 우리가 K라고 표기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힘을 가졌다는 말이다. 마치 영국산 밴드 비틀즈가 북미 시장에 진입했을 때 생겨났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는 표현처럼 이제 전 세계는 ‘코리안 인베이전’을 겪고 있다.
“한류에서 시작해, 한국의 음악, 드라마, 음식 등을 표기하기 위해 붙여진 수식어 K는 이제 진화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제조국 표기에서, 포괄적인 한국 문화를 지칭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또 같은 음악이고, 드라마이며, 영화인데, 뭔가 다른 정서로 관객, 시청자, 청중을 휘어잡는 그런 문화적 산물이 바로 K가 된 것이다. 동시에 K는 일종의 ‘인증서’가 되기도 한다. 이제 전 세계는 ‘코리안 인베이전’을 겪고 있다.”
K는 자생적으로 스스로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굳이 우리가 K라고 표기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힘을 가졌다는 말이다. 마치 영국산 밴드 비틀즈가 북미 시장에 진입했을 때 생겨났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는 표현처럼 이제 전 세계는 ‘코리안 인베이전’을 겪고 있다.
“한류에서 시작해, 한국의 음악, 드라마, 음식 등을 표기하기 위해 붙여진 수식어 K는 이제 진화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제조국 표기에서, 포괄적인 한국 문화를 지칭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또 같은 음악이고, 드라마이며, 영화인데, 뭔가 다른 정서로 관객, 시청자, 청중을 휘어잡는 그런 문화적 산물이 바로 K가 된 것이다. 동시에 K는 일종의 ‘인증서’가 되기도 한다. 이제 전 세계는 ‘코리안 인베이전’을 겪고 있다.”
이제 전 세계는 ‘코리안 인베이전’을 겪고 있다
단순 수식 혹은 수사에서 글로벌 용어가 되어버린 K는 이제 한국인의 자긍심도 고취시킨다.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내 가족에게 물어봤을 때 음악과 드라마 등으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과거에 비해) 조금 더 우호적 관계가 생성되고 있다고 했다.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K는 한국과 서울이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와보고 싶어 한다. K-컬처의 급부상에 따라 패션계에서도 서울을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하는 도시로 꼽기도 한다. 루이 비통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콘셉트를 차용하여 잠수교에서 컬렉션 런웨이를 펼쳤다. 구찌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사운드트랙을 쇼 전부터 사용하며 경복궁을 들썩이게 했다. 20년 전 한류에서는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위상임에는 틀림없다.
더욱이 K는 한국과 서울이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와보고 싶어 한다. K-컬처의 급부상에 따라 패션계에서도 서울을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하는 도시로 꼽기도 한다. 루이 비통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콘셉트를 차용하여 잠수교에서 컬렉션 런웨이를 펼쳤다. 구찌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사운드트랙을 쇼 전부터 사용하며 경복궁을 들썩이게 했다. 20년 전 한류에서는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위상임에는 틀림없다.
K에 대한 신뢰가 쌓여가면서 패션 매거진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해외 소비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K팝 아티스트를 커버 모델로 내세우는 건 한국 패션 매거진이나, 일본 그리고 해외 유수의 매거진들도 유사하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제작한 그들의 콘텐츠가 해외에서 더 좋은 반응을 보인다. 일본의 유명 잡지도 한국 아이돌을 커버 모델로 세우지만, 한국 잡지만큼의 판매량을 획득하지 못하는 듯하다. 동일 인물이라면 되려 한국 매거진을 산다는 말이다.
그러니 잡지를 만드는 우리조차도 달라진 K의 위상에 신세를 진 셈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한국 아티스트를 한국 미디어가 가장 잘 이해하고, 소통하며 만들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니 잡지를 만드는 우리조차도 달라진 K의 위상에 신세를 진 셈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한국 아티스트를 한국 미디어가 가장 잘 이해하고, 소통하며 만들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이제 K는 범용의 수사가 되었다. 심지어 우리네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강력한 수식어가 됐다. 언론에서 단순히 한국산임을 표기하기 위해 붙여졌던 K가 스스로 생명력을 획득했다. 그래서 K는 자생적으로 스스로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굳이 우리가 K라고 표기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힘을 가졌다는 말이다. 마치 영국산 밴드 비틀즈가 북미 시장에 진입했을 때 생겨났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는 표현처럼.
이제 전 세계는 ‘코리안 인베이전’을 겪고 있고, 그 자체를 해외의 것이 아닌 그냥 친숙하게 원래 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K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성장만큼 우리가 얻는 수혜도 더 커질 것임에 틀림없다.
[글 이주영(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포토파크, 각 브랜드, 빅히트뮤직]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6호 기사입니다]
이제 전 세계는 ‘코리안 인베이전’을 겪고 있고, 그 자체를 해외의 것이 아닌 그냥 친숙하게 원래 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K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성장만큼 우리가 얻는 수혜도 더 커질 것임에 틀림없다.
[글 이주영(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포토파크, 각 브랜드, 빅히트뮤직]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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