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스트레스로 얼룩…교사 정신건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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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이모(27)씨는 대전 교사 사망사건 이후 줄곧 우울과 무기력감에 빠져있다.
10년차 교사 김모씨는 "학교에서 동료들과 하는 대부분 이야기가 연이은 교사 사망 이슈인데, 연신 자신의 악성민원·교권침해 사례를 공유하며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중"이라며 "일부 선생님들은 서이초 사건 이후로 아이들만 봐도 트라우마가 떠올라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실제 7일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 A 씨의 경우에도 서이초 교사 사망의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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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법 처리 지연되며 무력…교사 심리 지원책도 미비
정부 정신건강 전담 TF 신설…교원 전수조사도 검토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이모(27)씨는 대전 교사 사망사건 이후 줄곧 우울과 무기력감에 빠져있다.
서이초 사건 비극이 재연되지 않길 바라며 수차례 집회에 참가하는 등 연대행렬에 동참했지만, 비슷한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또다시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이 씨는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 강화 움직임이 일면서 젊은 교사인 제가 더욱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으니 무기력함을 느끼고 직업관까지 흔들릴 정도"라고 호소했다.
각종 민원과 갑질로 고통을 겪던 교사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교직사회의 상처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간 홀로 짊어졌던 교사들의 우울·스트레스는 연이은 사망 소식과 미비한 제도 개선이 도화선이 돼 무력감마저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교육 현장이 '집단 트라우마'로 뒤덮일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11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연이은 교사 사망 소식으로 과거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교사들이 많다. 10년차 교사 김모씨는 "학교에서 동료들과 하는 대부분 이야기가 연이은 교사 사망 이슈인데, 연신 자신의 악성민원·교권침해 사례를 공유하며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중"이라며 "일부 선생님들은 서이초 사건 이후로 아이들만 봐도 트라우마가 떠올라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실제 7일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 A 씨의 경우에도 서이초 교사 사망의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7월 실시한 교권침해 사례 조사에서 "3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서이초 선생님 사건을 보고 공포가 떠올랐다"라고 밝혔다.
교사들 간에는 서로의 정신건강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온라인 대화방, 집회로 서로 아픈 경험담을 나누고 연대하는 식이다. 그러나 아동학대처벌법 등 관련법 처리가 지연되고 상황은 여전한 모습에 무력감을 느낀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대전의 한 40대 교사는 "굳이 서울까지 가서 집회에 참석한 이유도 함께 모여 연대하자는 의미일 것"이라며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자꾸 비극만 들려오니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교육당국 대책이 미비한 점도 집단 우울·무기력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교육부 '교원치유지원센터'의 심리 상담은 인력 부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교사가 많다. 또 대전교육청 에듀힐링센터의 교원 상담 역시 올 7월 말 현재 55건에 그쳐, 교육 현장에서 트라우마를 겪는 교사 수 등을 감안하면 상당부분 괴리감이 존재한다.
상황이 악화하자 당국도 교사들의 정신건강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전담팀을 마련키로 했다. 2학기부터 희망하는 모든 교원에게 정신건강을 진단받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역교육청도 교직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토한다.
김지철 충남교육청은 이날 주간업무보고 회의에서 악성 민원 및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직원이 있는지 전수조사와 함께 그에 따른 치유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전교육청도 최근 교권강화 대책과 맞물려 에듀힐링센터와 연계한 교원 전수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중심으로 검토 중이다. 또 직원 5명으로 구성된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날부터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오는 22일까지 조사를 벌인 뒤 관계자 징계나 수사기관 고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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