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명장→재앙, 독일 축구협회 회장 “이 실력으로 플릭과 계속 동행하긴 어려웠다”

남정훈 2023. 9. 1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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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남정훈 기자= 독일 축구협회 회장이 한지 플릭 감독 경질 이유를 밝혔다.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회장은 “위원회는 최근의 실망스러운 결과 이후 독일 대표팀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내년 여름 유로 2024를 앞두고 우리 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낙관론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지 플릭은 2019년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데뷔 시즌에 그것도 중도 부임하여 트레블을 달성한 최초의 감독이다. 하인케스 감독이 이후 펩 과르디올라, 안첼로티, 니코 코바치가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플릭은 바로 우승하며 단 한 시즌 만에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플릭은 하지만 다음 시즌 보드진과의 마찰로 인해 뮌헨 감독에서 물러났으며 2021년 요하임 뢰브 감독의 후임자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부임했다.

플릭은 바로 기대감을 올려줬다. 플릭 부임 후 월드컵 예선에서 7전 전승을 올렸으며 7경기에 올린 득점은 무려 31골이었고 실점은 단 2골이었다. 데뷔 기준 최다 경기 연승 신기록이자 7경기 최다 득점에 해당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는 달랐다. 첫 경기인 독일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후 2차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기사회생을 한 후 3차전 코스타리카를 4-2로 대파했지만 일본이 스페인을 잡아버리는 바람에 스페인에게 2위 자리를 주며 또 조별 리그 탈락을 당했다.

2023년 이후 A매치에서 단 1승만 거둔 그는 5경기 동안 1무 4패라는 독일 대표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었다. 결국 일본과의 리벤지 매치가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독일은 10일(한국 시각)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국제 친선 경기에서 1-4 대패를 거뒀다. 독일은 월드컵의 복수를 위해 홈에서 일본을 초청했지만 처참히 무너졌다.

선제골은 일본이 넣었다. 전반 11분 오른쪽 풀백인 스가와라가 저돌적인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고 빠르게 뛰어 들어간 이토 준야가 뤼디거보다 발을 먼저 뻗으며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반 18분 독일이 곧바로 동점골을 넣었다. 상대 박스 바로 바깥에서 공을 잡은 비르츠가 사이드에 비어있는 자네에게 넘겨줬고 르로이 자네가 원터치로 구석으로 깔아 차며 동점을 만들었다.

일본은 곧바로 앞서가는 골을 넣었다. 전반 21분 스가와라와 이토 준야가 상대의 오른쪽을 허물며 스가와라가 이토에게 컷백을 했고 다시 우에다에게 원터치 패스를 했다. 우에다는 발만 갖다 대면서 테어 슈테겐이 막을 수 없는 골을 만들었다.

일본은 차근차근 수비를 하며 상대의 볼을 뺐으면 바로 빠르게 역습을 하는 전술로 재미를 봤다. 후반 45분 로빈 고젠스가 쿠보 다케후사에게 볼을 뺏기며, 1대1 찬스를 내줬다. 쿠보는 옆으로 들어오던 아사노에게 양보했고, 아사노는 툭 차며 일본의 3-1 리드를 안겼다.

일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독일을 완전히 짓밟았다. 쿠보가 오른쪽 측면을 흔들며 크로스를 올렸고 다나카가 감각적으로 방향만 바꾸는 헤더를 선보이며 4-1을 만들었다. 결국 일본은 손쉽게 독일 4-1로 잡으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경기는 작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이 독일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플릭 감독의 팀을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킨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플릭 감독의 경질이 어느 정도 예상은 됐었지만 독일은 곧바로 칼을 빼 들었다. 노이엔도르프 회장은 “한지 플릭 감독과 그의 보좌진들을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정말 존경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내가 이 직책을 맡으면서 내려야 했던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 스포츠의 성공은 독일에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라고 밝히며 안타까워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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