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女 축구선수에 `강제 입맞춤` 스페인 축구협회장, 결국 사퇴

박영서 2023. 9. 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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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키스한 루이스 루비알레스(사진)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1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직서를 현재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대행에게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퇴에 앞서 스페인의 사상 첫 여자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르헤 빌다 감독도 논란 속에 이달 초 해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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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지난달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키스한 루이스 루비알레스(사진)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1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직서를 현재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대행에게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달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한 뒤 시상식에 스페인 선수인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입맞춤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지요. 에르모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다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혀 파장이 커졌습니다.

대표팀의 주축인 에르모소를 포함한 스페인 여자축구 선수 80여명이 선수노조 풋프로를 통해 보이콧 의사를 밝혔고, 정치권·프리메라리가 구단들까지 규탄 행렬에 동참하며 비판 여론이 가열됐습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가볍게 키스해도 되냐"고 묻자 에르모소가 "그렇게 하라"고 답했다며, 입맞춤이 상대의 동의를 얻은 행동이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에르모소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달 FIFA로부터 90일 직무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아울러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에게 당분간 접근하지 못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스페인 검찰은 성범죄 여부를 두고 예비 수사를 벌이고 있지요.

루비알레스 회장은 '키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전 세계 스포츠계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지만 '버티기'로 일관하다 이날 처음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는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사퇴 거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스페인 축구협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스페인이 포르투갈, 모로코, 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2030년 FIFA 월드컵 유치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됩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진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키스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는 입장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치욕 속에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퇴하면서 스페인 여자 대표팀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스웨덴과 네이션스리그 예선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퇴에 앞서 스페인의 사상 첫 여자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르헤 빌다 감독도 논란 속에 이달 초 해임됐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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