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마약 추락사’ 현장에선 무슨 일이?…참석자 3명 구속 기로
[앵커]
서울 용산구 아파트에서 벌어진 경찰 추락 사망 사건 여파가 날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집단 마약 모임이 열리고 있었고, 처음 8명이라고 알려졌던 참가자의 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가운데 주요 인물 3명은 구속 기로에 놓였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와 지금까지 수사 상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먼저 오늘 이 사건과 관련된 3명이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다던데,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경찰관이 추락할 당시 아파트에 있던 사람들인데, 모임 장소나 마약을 제공하면서 모임을 주도한 거로 의심되는 인물들입니다.
사건이 벌어진 서울 용산구 아파트를 모임 장소로 제공한 아파트 세입자, 또 현장에 마약을 사 온 혐의를 받는 대기업 직원, 그리고 헬스 트레이너입니다.
오늘 구속영장 심사를 위해 법원에 나오면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현장 상황 잠시 보시죠.
[피의자 : "(마약 투약 혐의 인정하십니까?) ... (숨진 경찰관 사고 난 원인이 뭡니까? 그 당시에 현장에서.) ... (말씀 한 마디만 부탁드릴게요) ..."]
특히 이 가운데 모임 장소를 제공한 아파트 세입자, 40대 남성은 마약 관련 전력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9년에 태국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하고, 마약을 국내에 반입해 유죄 판결을 받기도 한 겁니다.
세입자 뿐 아니라 대기업 직원, 헬스 트레이너 모두 마약 정밀 감정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앵커]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현장에 8명이 있었다고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참가자 수가 더 늘고 있어요?
[기자]
네, 경찰 출동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게 8명이라서 그렇게 알려졌던 건데 수사를 더 해보니 또 다른 8명이 당시 도망친 상태였다는 게 1차로 확인이 됐었고요,
여기에 일주일 정도가 지나서 5명이 더 있었다는 게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모두 21명이네요.
5명의 존재는 왜 이렇게 늦게 알려진거죠?
[기자]
해당 아파트 CCTV가 고장 나서 진술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기존에 붙잡혔던 이들이 이 5명의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한 겁니다.
경찰은 이들이 함구한 이 다섯 명이 마약 공급에 연루돼있거나 상습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외국 국적인데 이미 출국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의 여파가 해당 아파트뿐 아니라 이태원 클럽으로도 번지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이들이 마약을 어디서 구했느냐, 경찰이 이걸 추적하다가 이태원 클럽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당시 대기업 직원이 이태원의 한 클럽의 화장실 앞에서 수십만 원어치의 마약을 샀고, 투약도 했다고 진술한 겁니다.
또 일행 중 일부가 사고 전날 저녁에도 그곳을 방문하는 등, 모임 참자가들이 자주 드나들었던 장소로도 파악됐습니다.
결국, 경찰은 지난 5일 이 클럽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앵커]
이 클럽, 저희 취재진이 직접 다녀왔다고요?
[기자]
네, KBS 취재진이 주말 자정을 넘은 시각에 직접 방문했는데요.
마약 의심 상황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내부 상황 함께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 남성이 주머니에서 립스틱처럼 생긴 물체를 꺼내더니, 코에 대고 냄새를 맡는 듯 보입니다.
이 장면을 본 마약 재활센터 관계자는 '러시'라는 이름의 환각 물질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상한 정황이 많았는데요,
남성들이 줄줄이 화장실에 함께 들어갔다가 1분 정도 지나면 무언가에 취한 얼굴로 함께 나오는데, 저희가 뒤따라 들어가 확인해보니 물을 내린다거나 하는 화장실 사용 흔적은 없었습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자 단체로 상의를 탈의했고, 시간이 더 흐르자 공개 장소에서 대놓고 마약으로 보이는 물질을 흡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한눈에 봐도 수상해 보이는데요.
이걸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던 건가요?
[기자]
처음 가본 취재진의 눈에도 이런 의심 정황이 많이 보였는데, 이게 마치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가본 근처 다른 클럽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에 대해 클럽 측에서는 의심스런 정황일 뿐이고, 자신의 클럽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KBS의 해당 보도 이후, 경찰은 클럽 마약 유통 등에 대해 전체적으로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오늘 밝혔습니다.
[앵커]
추락사한 경찰도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나왔나요?
[기자]
네, 이 경찰관의 휴대전화에서 마약을 구입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뜻하는 은어 '캔디'등을 검색하거나 구매 시도 흔적이 나온 건데요.
당시 참석자 중에 마약을 가져와 나눠준 거로 지목된 사람이 서너 명인데, 그 가운데 한 명이 숨진 경찰관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현직 경찰관이 마약 사건에 연루된건데, 경찰 내부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여기에 대해 경찰 수뇌부는 아직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KBS와 만나 아직은 수사가 진행 중이니, 이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도 높은 단속을 예고한 바 있는데 정작 내부 단속은 못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거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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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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