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강진] "처음 겪는 공포에 무작정 호텔 탈출"…경기도 공무원 무사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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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어린애 어깨를 잡고 흔드는 강도였습니다. 4층 호텔방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무작정 뛰쳐나왔습니다."
이 팀장은 "호텔 4층에서 1층까지 내려오는 시간을 포함해서 3분 이상 강진의 공포를 경험한 것 같다"며 "경기도에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서둘러 돌아올 것을 주문해 조기 귀국했고, 총회에 참석한 다른 한국 사람들도 모두 안전하게 귀국한다고 해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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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 "직원 3명 무사해 가슴 쓸어내려…신속 피해 복구 기원"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어른이 어린애 어깨를 잡고 흔드는 강도였습니다. 4층 호텔방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무작정 뛰쳐나왔습니다."
11일 모로코에서 귀국한 경기도청 정원산업과 이규광 정원정책팀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각) 규모 6.8 강진이 엄습한 당시를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이 팀장은 지난 6일 제10회 세계지질공원 총회 참석을 위해 팀원 2명과 연천군청 직원 3명, 포천시청 직원 2명 등과 모로코로 갔고 진앙에서 70여㎞ 떨어진 마라케시의 5층짜리 노보텔 3~4층에 나눠 머물렀다.
사흘째인 8일 밤 11시를 조금 넘은 시각 침대에 들어 미등만 켠 채 잠을 청하는데 침대가 심하게 흔들렸고, 이 팀장은 4층 호텔방에서 곧바로 나와 계단을 통해 1층까지 내려온 뒤 후문 앞 잔디밭까지 무작정 뛰었다.
"처음 겪는 공포였습니다. 휴대전화도 놓고 뛰어 내려왔을 정도였고 반바지에 반소매 티 차림이었고요. 잔디밭에서 다른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했죠. 호텔이 내진 설계가 돼 있는 듯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ㄱ'자 모양의 호텔의 연결부위 쪽 콘크리트 일부가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었고 호텔 방 베란다에도 콘크리트 잔해가 떨어졌습니다."
1~2차례의 여진이 거쳐 갔고 3~4시간 지나 이 팀장과 동료들은 각자의 방에서 이불과 주요 물품을 챙겨 내려와 잔디밭에서 밤을 새웠다.
호텔 정문 앞 교통섬 부근에 20여명이, 후문 밖 잔디밭에서 30~40명의 투숙객이 노숙했다.
이 팀장과 동료들은 9일 오전 카사블랑카로 이동해 어렵게 마련한 비행기 편으로 당초 예정일보다 이틀 앞서 귀국했다.
이 팀장은 "호텔 4층에서 1층까지 내려오는 시간을 포함해서 3분 이상 강진의 공포를 경험한 것 같다"며 "경기도에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서둘러 돌아올 것을 주문해 조기 귀국했고, 총회에 참석한 다른 한국 사람들도 모두 안전하게 귀국한다고 해 다행"이라고 했다.
지진 당시 세계지질공원 총회 참석을 위해 모로코에 머물고 있었던 한국인은 80여명으로 모두 마라케시의 호텔에 나눠 투숙 중이었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계지질공원 총회에 참석한 직원 세 명 모두 안전이 확인됐다. 일정을 당겨 내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알렸다.
김 지사는 "무엇보다 충격과 슬픔에 빠진 모로코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부총리 시절 모하메드 부사이드 모로코 경제재정부 장관을 만났던 기억이 있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경기도민을 대표해 모로코 강진으로 인한 피해복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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