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8세 이하 최고 투수가 한국에… 한화 고민?, 두산은 웃는다 “키움이 변수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0일 일본의 우승, 그리고 우리의 동메달 획득으로 마무리된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은 여러 스타들을 남겼다. 예선 라운드에서의 아쉬움을 털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미국에 설욕하며 3위에 입상하는 성과를 남긴 한국에서도 가장 밝게 빛난 스타가 있었다.
동메달 결정전 선발로 나가 역투를 펼치며 마지막 자존심을 살린 선수이자, 이번 대회 혹사 논란에 시달렸던 인천고 우완 김택연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택연은 이날 선발로 나가 7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역투를 선보이며 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졌다.
이번 대회에서 김택연의 활약은 내내 빼어났다. 대회 6경기에 등판해 16이닝을 던졌고, 총 2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평균자책점 0.88이라는 대활약을 펼쳤다. 가장 중요했던 2일 대만전에 이어 4일 호주전, 6일과 7일 푸에르토리코전, 8일 미국전과 9일 네덜란드전에 이어 10일 미국전에 또 나서며 대표팀 마운드의 기둥으로 활약했다.
그런 김택연은 대회를 주관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선정한 대회 올스타 팀에 당당히 선정됐다. 일본, 미국, 대만은 물론 북중미에도 좋은 투수들이 꽤 많았음에도 이들을 제치고 최고 투수에 오른 셈이 됐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서 남긴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잦은 등판에 혹사 논란이 거세게 일어난 게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린 건 사실이었다. 성적에 매몰된 나머지 특정 선수의 체력 소모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다만 어쨌든 김택연이 이번 대회에서 잘 던진 것 또한 사실이었다. 코앞으로 다가온 드래프트 시장에서도 김택연의 가치가 커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간 고교 대회에서도 보여준 것만으로도 어차피 최상위권 지명이 유력했던 선수다. 급성장하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최대어였던 장현석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1순위는 장충고 좌완 황준서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택연은 유력한 2순위 후보다.
현재 10개 구단은 모두 모의 드래프트를 마친 채 지명 전략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는 황준서 지명이 확실시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 또한 한화가 황준서를 지명한다고 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인데다, 한화는 현재 선발진에 좌완이 부족하기도 하다.
지난해 LG 스카우트로 재직해 황준서를 유심히 관찰했던 김용의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은 “황준서는 아직 완성이 다 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투수”라면서 “하지만 그럼에도 시속 148㎞를 던졌다. 여기에 좋은 스플리터를 던진다. 트레이닝을 더 하면 무섭게 던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고 잠재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김택연이 보여준 잠재력이 한화를 마지막 고민에 빠뜨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만 2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두산은 한화가 어떤 선택을 내리든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황준서가 내려와도 좋고, 김택연의 구위도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한화가 예상대로 황준서를 가져가면, 두산도 예상대로 김택연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확률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한화가 김택연을 지명하면 두산은 장현석 메이저리그 진출 전 예정대로 황준서를 지명하면 된다. 당초 장현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결정 당시 1‧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와 두산이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했는데 두산은 김택연의 기대 이상 구위에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지울 수 있게 됐다.
그 다음 1라운드 구도는 아직 안개속이다. 복수 구단 스카우트는 “5번까지는 순번이 결정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6번부터는 애매하다는 시각이 많다. 하위 순번 지명권을 가진 한 구단 관계자는 “5번까지는 예상이 되는데, 6번부터는 변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구단 고위 관계자는 “8번과 9번을 가지고 있는 키움이 예전부터 ‘깜짝 픽’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30위 내 지명권 중 무려 6장을 가지고 있는 키움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못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또 투수 시장이다. 대학 투수들은 공은 빠르지만 아직 완성이 덜 됐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장현석과 이찬솔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1라운드 전체 판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는 오는 14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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