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달리고, 또 달렸다"…임시완, '1947 보스톤'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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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후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마라토너의 이야기.
임시완이 1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1947 보스톤'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했다.
임시완이 마라토너 '서윤복'을 맡았다.
마지막으로 임시완은 "코로나19로 3년을 기다렸다. 개봉 날짜가 나오고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기쁘다"며 "많은 분이 좋은 영화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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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정태윤기자] 광복 후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마라토너의 이야기. 일명 '국뽕' 영화 아닐까 의심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마라토너 서윤복의 드라마였다.
서윤복(임시완 분)은 어린 시절, 아픈 어머니를 위해 무악재 고개를 뛰어다녔다. 그가 잘 달릴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자, 죽을힘을 다해 뛰는 이유다.
배우 임시완은 그런 윤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윤복은 영화 내내 쉼 없이 달린다. 대사는 필요하지 않았다. 뛰는 호흡, 자세, 표정만으로도 모든 걸 설명했다.
"촬영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연기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달렸어요." (임시완)
임시완이 1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1947 보스톤'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했다. 하정우, 김상호, 감독 강제규도 함께했다.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은 실화를 소재로 한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세계 신기록을 세운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하정우 분)이 출발점. 그는 광복 이후 일본에 귀속된 영광을 되찾기 위해 여정을 시작한다.
임시완이 마라토너 '서윤복'을 맡았다. 윤복은 손기정에게 직접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출전을 제안받게 된다. 고심 끝에 태극마크를 단 첫 번째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서윤복은 실존 인물이다.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2시간 25분 39초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임시완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며 "작품을 하는 동안 저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한 일은, 몸과 체력 키우기. 서윤복처럼 탄탄한 근육을 만들어야 했다. 실제 선수들의 훈련량을 소화하며 준비했다. 직접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임시완은 "촬영 2~3달 전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 식단과 운동을 매일했다"면서 "나중에는 체지방이 6% 나오더라"고 털어놨다.
그 다음은 코스에 맞는 스킬 익히기. 그는 "언덕 같은 경우엔 달리기 방식이 달라지더라. 디테일한 기술들이 있었다. 각 상황에 맞게 배운 자세를 토대로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의 노력은 동료배우들도 인정할 정도. 하정우는 "정말 열심히 준비하더라. 그 과정들을 지켜봤기 때문에 감정이 자연스럽게 올라왔다"며 "서윤복 선생님도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하이라이트는 마라톤 경기 장면이었다. 영화 중반부터 후반까지 긴 호흡을 끌고 간다. 그런데도 가장 긴장감 있었다. 윤복이 선수들을 하나둘 제치기 시작할 때, 뜨거운 쾌감이 느껴졌다.
임시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보다 육체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을 추월한다는 게,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냐"며 "허구의 상황임에도 달리면서 짜릿함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마라톤 장면이 빛났던 건, 윤복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위해 수백 번을 달리고 달렸던 무악재 고개. 윤복은 덕분에 보스턴 하트브레이커 언덕을 가뿐하게 달려 나간다.
입을 꽉 다문 채 42.195km를 뛰는 길. 말하지 않아도 그의 이야기가 전달됐다.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악바리가 될 수밖에 없었던 모습과, 어머니와의 약속을 위해 달리는 사랑이 느껴졌다.
강 감독은 "단순히 달리는 영화가 아니다. 윤복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달리는지 전달하고 싶었다. 그의 드라마가 관객들에게 잘 와닿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마라톤은 아무런 장비도, 장치도 없이 홀로 긴 터널을 달리잖아요. 마라토너의 모습이 열정에 가장 걸맞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강제규)
마지막으로 임시완은 "코로나19로 3년을 기다렸다. 개봉 날짜가 나오고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기쁘다"며 "많은 분이 좋은 영화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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