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트남과 脫중국 공급망…'中 포위' 마지막 퍼즐 맞췄다
베트남, 최대 수출시장 美와
韓·러·中 수준 최상위 관계
반도체·농업·에너지 등 협력
배터리 희토류 공급 논의도
바이든 "인도태평양 새파트너"
美, 남중국해 中견제 기지 확보
◆ 美·베트남 신밀월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양국 관계를 가장 높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인도·태평양에서 한국, 일본, 인도, 필리핀과의 관계 강화에 이어 중국 포위망을 촘촘하게 마련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미국 입장에서 베트남은 그동안 중국에 의존해왔던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핵심 국가로 간주된다. 아울러 중국의 남중국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중국 앞마당인 베트남에 설치했다는 의미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했고, 11일에는 보반트엉 국가주석과 팜민찐 총리를 면담하면서 양국 관계를 최상위 단계로 끌어올리는 파트너십에 합의했다.
양국은 2013년 체결한 '포괄적 동반자'에서 '전략적 동반자' 단계를 건너뛰고 곧장 두 계단 상향했다. 비동맹과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는 한국,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미국이 5번째이다.
1975년 베트남전 종식 이후 미·베트남은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가 1995년 국교를 정상화했고 이번에 신밀월 관계로 단숨에 끌어올렸다.
앞으로 미국과 베트남은 반도체 공급망, 교육훈련, 농업,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관광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국 간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미국에 또 다른 중요한 인도·태평양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미국과 베트남은 지난 50년간 갈등에서 정상화에 이르는 관계 진전을 이뤘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에서 번영과 안보에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이다. 베트남은 의류, 신발, 스마트폰, 목재가구를 미국에 수출한다. 2022년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6% 늘어난 1093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베트남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110억달러를 넘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현지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계가 비중 있게 다뤄져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단절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법과 규칙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둘러싼 미·중 대결 양상에 대해서 "중국은 무역을 비롯한 여러 문제들과 관련해 게임의 규칙을 바꾸려 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중국 정부의 서구 휴대폰 금지가 최근 사례"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경제 상황을 겨냥해 '위기'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요 경제 신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부동산 부문의 디폴트 리스크(신용 불이행위험)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높은 청년 실업을 위기라고 표현하면서도 구체적인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재언급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선언은 중국의 뼈아픈 실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피터 멈퍼드 동남아시아 분석가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자해를 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 측이 베트남 선박을 압박한 것이 베트남으로 하여금 중국 견제 의지를 다지게 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멈퍼드 분석가는 "미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베트남으로서는 이례적이고 중요한 결정이며 중국과의 관계에 따른 위험을 상쇄하려는 열망을 보여주는 일"이라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은 베트남뿐 아니라 필리핀도 예전보다 더 미국에 가까워지도록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조만간 만나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났을 때 그는 쿼드(Quad)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나는 쿼드가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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