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서 숨진 미얀마 20대 "가족 생계 책임지면서도 고국 난민 모금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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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미얀마 국적의 뻬이 땡이씨(Pyay Thein·26)의 장례에서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경남이주민센터, 한국미얀마연대 등은 중대재해 추모 및 장례 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산업재해 노동자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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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대 재학 중 입국…"친절한 청년으로 기억"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코로나19와 군사쿠데타 때문에 여러 해 동안 아들을 볼 수 없었던 어머니는 이제 영영 아들을 만나지 못한다"
지난 10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미얀마 국적의 뻬이 땡이씨(Pyay Thein·26)의 장례에서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뻬이 땡이씨는 지난 8월7일 합천군 대병면의 함양-울산간 고속국도 공사현장에서 신호수로 일하다 25톤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해당 공사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해 계룡건설이 원청, A씨가 소속된 영인산업이 하청을 받아 진행했다. 공사비는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들 업체에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경남이주민센터, 한국미얀마연대 등은 중대재해 추모 및 장례 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산업재해 노동자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이철승 대표는 추도사에서 "11일은 고인이 한국에 온지 6년이 되는 날로 27년를 사는 동안 6년을 한국에서 보냈다"며 "임시 체류자격을 가진 고인은 위험한 일터라도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 전체에서 산업재해의 외주화가 진행된 것을 넘어 이제는 산재의 이주화로 치닫고 있다"며 "국내 산재 사망자가 줄었다해도 이주노동자의 산재 사망은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국미얀마연대 등 이주민 단체에 따르면 고인은 친절하고 밝은 사람이었다.
그는 미얀마 국립 양곤대학교 경제학과 1학년에 재학하다 지난 2017년 9월쯤 외국인 고용허가제(E-9)로 입국한 후 국내에서 공장이나 공사현장 등에서 일해왔다.
지난 2019년 부친이 숨진 뒤부터는 심장병 투병 중인 어머니와 누나 등 미얀마에 있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한국에 있는 미얀마 사람들은 친절하고 예의바른 청년으로 그를 기억한다"며 "지난 2021년 미얀마에서 군부쿠데타가 일어난 후에는 고국의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과 모금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원래 그는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다 건설현장의 임금이 높다는 말을 듣고 직장을 옮겼었다"며 "사고가 일어나기 전날에는 대구에서 열린 미얀마 난민 돕기 행사에 참여한 후 자신의 여자친구와 밤 늦도록 영상통화를 하던 착한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비자 발급 문제로 미얀마에 있는 고인의 유족들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경남 노동계와 이주민 단체, 미얀마 동료들 약 70여명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장례위는 지난 9일 창원한마음병원 장례식장에서 입관·조문을 거친 뒤 10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추모식을 갖고 이날 오후 창원 상복공원장례식장에서 고인을 화장했다.
유골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상복공원 인근의 지정된 장소에 뿌려졌다.
pms44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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