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잔해 파헤쳐"…구조대 안보이는 모로코
정부는 해외구조 요청 소극적
골든타임 허비하며 늑장 대처
여진 공포로 이재민들 거리로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120년 만의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해외에서 보내오는 구조 손길에 소극적인 모로코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명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로코 국영 일간지 '르마탱'은 지난 8일 오후 11시 11분께(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일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11일 오전 10시 기준 2497명이 숨지고 247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지진 발생 이틀째인 10일 집계된 사망자 수(2122명)와 부상자 수(2059명)에 비해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현재 모로코 구조당국은 군까지 동원하면서 강진 피해 지역 내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에 필사적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집중 타격을 받은 아틀라스산맥 인근 마을 등 대부분 지역에서 구조작업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물레이 브라힘 지역은 험준한 산세와 도로 손상으로 접근조차 어렵고 주민 200명 중 90명이 사망한 마라케시 인근 타페가그테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구조대 없이 자력으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가 약속한 구조팀은 대부분 지역에서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려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피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골든타임인 '72시간'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해외 구조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로코 정부의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모로코 당국의 구조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타국 원조를 받아들이지 않아 피해 규모를 더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모로코 정부는 스페인,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의 원조 제안만 받아들인 상태다. 스페인은 이날 모로코의 지원 요청에 따라 군 긴급구조대(UME) 56명과 구조견 네 마리를 현지에 급파했으며, 영국과 카타르도 구조대 수십 명을 파견했다. 현재 구조대 파견 의사를 밝힌 프랑스, 튀르키예, 대만, 이스라엘 등이 모로코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WP는 "전 세계에서 지원 요청이 쏟아졌지만 모로코 당국은 소수의 국가에서만 도움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구조 활동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기 꺼리는 모로코 정부 태도 역시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모로코 정부가 지진 발생 이후 구조 활동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는 등 대체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진에 따른 추가 피해 공포도 이재민을 짓누르고 있다. 실제로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께 마라케시 서남쪽 83㎞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일어났다. 여진 공포에 집 밖으로 나와 노숙을 하는 마라케시 주민도 상당수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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