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끝? 日10년물 고공행진
우에다 日銀총재 발언 후폭풍
장기금리 9년8개월만에 최고
엔화도 강세 … 한때 145엔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의 매파 발언이 도쿄 채권·외환 시장을 크게 뒤흔들었다. 11일 일본의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0.705%까지 치솟으며 2014년 1월 이후 9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금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채권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일본의 긴축 선회 가능성에 엔화값은 하루 새 1.8엔가량 반등했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지난 9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마이너스금리 정책 해제 시점에 대해 "현재는 도저히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임금 인상을 동반한 물가 상승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들면 해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우에다 총재 발언 이후 처음으로 열린 시장에서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8일 종가(0.65%) 대비 0.055%포인트 올랐다. 이는 일본은행이 장단기 금리조작(YCC) 정책 일부를 수정한 직후인 지난 7월 31일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엔화값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최근 달러당 147엔 후반대에서 움직이며 10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하던 엔화값은 이날 오후 145엔 후반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일본은행의 금융 완화 고수에 따라 그간 심화돼온 엔화가치 약세(엔저) 현상에 급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 타개와 경기 부양을 위해 2016년 이후 7년 넘게 마이너스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 부작용으로 일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년4개월째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금리 종식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연말까지 충분한 정보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공식적으로는 물가 목표 실현엔 아직 거리가 있어 금융 완화 정책을 계속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야마와키 다카후미 JP모건 채권조사부장은 이날 우에다 총재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 매파적이라는 해석이 많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우에다 총재 등 발언을 종합적으로 해석했을 때 마이너스금리 해제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일본 금융정보업체 퀵(QUICK)이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 일본은행이 추후 정책을 변경할 시기로 내년 춘투(春鬪) 직후인 '4~6월'로 보는 응답이 29%로 가장 많았다.
마이너스금리 해제 시 장기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YCC 정책 철폐 반년 뒤 마이너스금리를 해제하면 장기금리가 0.87%, YCC 철폐와 마이너스금리 해제를 동시에 진행하면 1.27%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시중은행 일부에서는 내년 1월 마이너스금리가 해제돼 장기금리가 1%까지 오르는 상황을 상정한 시뮬레이션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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