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누가 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나?"…멈추지 않는 분노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9.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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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오랫동안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자아냈는데요, 분노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가해 학부모들에 대해서는 가족 신상까지 공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분노가 가해 학부모뿐 아니라 교장과 '세이브더칠드런'이라는 아동단체로도 향하고 있는데요, 생전에 교사를 힘들게 했던 정황이 있는 개인과 단체가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겁니다. 한편에서는 '사적 보복'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해 학부모 신상 폭로 계정 등장

대전 초등학교 교사를 힘들게 한 학부모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SNS 계정이 등장했습니다. 이 계정에는 대전 교사 사망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가족의 얼굴 사진과 전화번호, 주소, 직업, 사업장을 표시한 게시물들이 올라왔습니다.

계정 운영자가 올린 글도 있는데요, "혹자는 선을 넘는다고 할 수 있지만 저들 때문에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 "엄마는 딸을 잃었고, 두 아이는 엄마를 떠나보내며 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계정을 만든 이유 등을 적었습니다.

운영자는 자신을 "만 10세 촉법소년"이라고 밝혔는데요,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뜻하는 촉법소년이 맞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법에 저촉되는 걸 무릅쓰고 신상 공개를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이미 공개돼 별점 테러가 가해지고, 음식점 앞에 음식물이 뿌려지기도 했습니다. 음식점 영업이 중단되고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더 이상 영업을 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또 다른 민원 학부모가 운영하는 미용실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되면서 항의의 글이 나붙고 지역 사회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해 학부모들은 '살인자', '당신이 교사를 죽였다', '우리 선생님을 살려내라' 등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여론 뭇매 맞는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아동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도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숨진 교사는 세이브더칠드런에 과거 몇 년 동안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숨진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했을 때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서학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죠. '후원했더니 뒤통수쳤다'는 반응이 나오는 겁니다.


대전교사노조는 숨진 교사가 자녀를 낳은 2011년부터 몇 년간 이 단체에 월 3만 원씩 후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아이 낳은 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후원했다는 겁니다. 후원하던 네팔의 한 아동이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뒤 후원을 종료했다고 합니다.

노조 관계자는 유족으로부터 들은 말을 전했는데요, "숨진 교사가 출산과 함께 마음으로 낳은 아이를 후원하고자 했다. 가장 중립적이고 종교색이 없는 단체 같다며 세이브더칠드런을 선택했다"고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에서는 확인이 어렵지만 후원받은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후원자 명단에 숨진 교사 이름은 없지만 후원 종료로 기록이 말소됐거나 자녀의 이름 등으로 후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숨진 교사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노조에 교권 침해 사례를 제보하면서 세이브더칠드런을 비판했는데요, "아동학대 조사 기관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다. 그들은 교육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서학대'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숨진 교사가 지난 2019년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뒤 현장 조사해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했고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작성했는데요, 이듬해에는 조사 결과를 경찰에 제출할 의무가 발생하면서 경찰에도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 단체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예방기관인데 결과적으로 피해 교사가 생겨 책임을 통감하고 유감"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SNS에는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한 후원을 취소한다거나 취소하자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교사 죽음에 이들 단체의 책임도 있다", "후원했더니 배신당했다"는 게 후원 취소를 주장하는 이유들이죠.

교사노조 측은 "세이브더칠드런의 교육·행사 협조 요청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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