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여야, 임시회 현안 2라운드 공방…'난타전'
국민의힘 "의원 스스로 결정한 사안 당론에 의해 자기 부정…정치적 모순" 개탄
더불어민주당 "세종시 전체 기금 중 0.2% 불과, 다양한 방법 기금 활용이 민생"
세종시의회 여야 의원들이 지난 임시회 기간 진행됐던 현안과 관련해 의회 밖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상임위를 통과한 '세종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하 개정조례안)의 본회의 부결을 놓고 거친 설전을 이어가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11일 오전 세종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복지위원회에서 가결된 '세종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의 본회의 부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당초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발의해 준 안건이자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의회 운영의 기본정신과도 맞지 않다"며 "근본적으로 의원 스스로 결정한 사안을 당론에 의해 자기 부정해야 하는 정치적 모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세기 선진 정치가 바로 이러한 모습이냐"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근시안적인 정쟁과 분열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개헌 및 세종시법 전면 개정 촉구 결의안'과 관련해서도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 단 한 명도 동참하지 않은 행태를 보면서 지금 세종시의회에 여야 협치의 정신이 존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결의안 채택뿐 아니라 본회의 직후 현안 해결에 의지를 다지는 결의안 채택 기념사진 촬영에서조차 민주당 의원들이 끝까지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장외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먼저 개정조례안의 본회의 부결에 대해 "상임위의 결정은 물론 존중하지만 세종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본회의에서 찬반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기 전 다시 한 번 논의할 수 있다"며 "이는 절차를 지켜가며 자유롭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북교류협력기금(이하 기금) 활용에 대한 논의는 이미 지난해 11월 29일 열린 제5차 행정복지위원회 회의에서도 도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김재형 의원이 "남북교류협력위원회가 구성되면 이 기금을 활용해 여러 사업들을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자, 이홍준 자치행정국장이 "경기도나 강원도 등 여러 시도에서 사업을 활발하게 운영 중으로, 제안한 내용들을 잘 담아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등으로 한번도 사용해보지 못한 기금을 없앨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통일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여야 구분 없이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찾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금 11억원을 민생과 결부 짓지 말라며 불쾌감도 드러냈다. 이들은 "기금은 세종시의 총 14개 기금 전체 약 5004억원 중 불과 0.2%에 불과하다"며 "지역 100명이 넘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고 통일교육 활성화, 문화예술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금이 활용될 방안을 모색한다면 이 또한 민생을 위한 정책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단 11억원도 없으면서 450억원 규모 국제정원박람회와 2025년부터 연간 800억을 세수로 부담해야하는 버스무료화를 강행한다는 집행부의 재정과 정책부터 꼼꼼히 들여다보고 갑론을박을 논의하는 것이 의원이 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의힘 지자체장이나 국민의힘이 다수인 지방의회에서 기금을 없애는 정책을 그대로 따르는 본인들(국민의힘)이 당리당략에 칼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행정수도 개헌과 세종시법 개정 촉구 결의안'과 관련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민주당은 "개헌과 세종시법 전면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이는 민주당이 이미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노력해왔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은 국회세종의사당 국회규칙이 본회의까지 무사히 통과되도록 여·야 할 것 없이 최우선과제로 삼고 매진해야 할 때"라며 "외부적으로는 세종의사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지 않도록, 내부적으로는 여야의원들을 치열하게 설득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의사당 국회규칙이 무사히 통과될지 일촉즉발인 상황에서 '개헌' 카드가 세종시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반감을 사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금은 돌다리도 두들겨 가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국회규칙이 무사히 통과된 후 개헌에 대한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측이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철회 촉구 결의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도 꼬집었다. 민주당은 "불과 3개월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철회 촉구 결의에 동참하지 않았다"며 "국민 80%가 반대하고, 아이들의 급식이 위협받고, 세종 시민이 매주 촛불집회로 해양방류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목소리에는 귀 막은 채 그저 당에서 시키는대로 하는 행태가 당리당략에 따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본질을 흐리고 정쟁으로 내모는 상황을 자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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