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연기, 엄숙함 느꼈다"…하정우, 땀으로 채운 마라톤

구민지 2023. 9. 11. 18: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Dispatch=구민지기자] "지금까지 촬영하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엄숙함을 느꼈습니다."(이하 하정우)

배우 하정우가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으로 분했다.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2시간 29분 19초)을 세운 인물이다.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전설 같은 분을 연기하게 돼 영광이었습니다."

그는 손기정이 감독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모습을 그려냈다. 일장기 울분을 시작으로, 최초의 태극마크까지 쟁취한다. 가슴 찡한 레이스를 완성했다.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이 1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었다. 하정우를 비롯해, 임시완, 김상호, 강제규 감독이 참석했다.

'1947 보스톤'은 마라토너 손기정, 제자 서윤복, 남승룡의 이야기다.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남승룡은 동메달리스트다.

하정우가 손기정 역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영화는 손기정이 올림픽 금메달을 받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고개를 숙인 채, 화분으로 일장기를 감춘다.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선 울분을 터뜨렸다. 아픈 기억을 품고서 국가대표 마라톤 팀의 감독이 된다. 최초로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출전한다.

그는 촬영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매 테이크마다 '(손기정이)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첫 장면, 메달 수여 장면에서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동안 촬영하면서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엄숙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실존 인물인 만큼, 캐릭터 분석에 집중했다. "저는 작품을 준비할 때, 몸과 영혼과 마음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손기정은 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 감독과 많이 상의했다. (손기정이) 어떤 분인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저의 극중 연기와 행동, 모든 말의 시작은 손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연기 포인트를 짚었다. "손기정이 선수단을 이끌고 보스턴 여정길에 올랐다. (손기정 입장에서) 그 부분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손기정은 이번만큼은 태극기를 달고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배우로서 그의 마음을 생각하며 작품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강 감독은 하정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하정우가 시나리오, 역할, 기능에 대해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줬다. 덕분에 더욱 만족스럽다"고 미소 지었다.

하정우와 임시완의 사제 케미도 관전 포인트다. 하정우는 감독으로서 임시완(서윤복 역)을 때로는 호되게, 때로는 다정하게 이끈다.

하정우는 "(임)시완이 정말 노력했다. 그가 준비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왔다. 그래서 대회 장면 찍을 때,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완성본을 보니 임시완이 훌륭하게 임하고, 표현한 것 같다. 서윤복 선생님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임시완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믿음직한 형이 생겼다며 웃었다. "하정우와는 처음 작업해 봤다. 든든한 형을 만난 느낌이었다. 실제 촬영하면서 의지를 많이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제 감독님과 선수 역으로 작품에 임했지만, 더 가까웠다. 영화 작업은 물론, 많은 것을 배웠다. 또, 재밌어서 늘 기대하며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여름 대전(비공식작전)에 이어 추석 극장가를 두드린다. '1947 보스톤'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거미집'과 같은 날 개봉한다.

그는 "올 여름과 추석에 짧은 시간 내에 같이 개봉하게 됐다. 처음 겪은 상황은 아니기에 잘 받아들이고 스케줄을 소화하자는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하정우는 "절대적 관객 수가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고 있다. '1947 보스톤'이 예전처럼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문화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경쟁작들에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모든 작품이 다 잘돼서 좋은 시절 맞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시너지를 내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강 감독은 "역사에 담긴 소중한 얘기가 많다. '우리가 정말 잘 살아가고 있나, 바른 길을 가고 있나'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

Copyright © 디스패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