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가능"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3. 9. 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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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템플턴 채권CIO
근원인플레이션 여전히 높아
내년 5월 시장 낙관 지나쳐
미국·유럽 공급망 다변화에
韓기업 10년간 수혜 볼 것

"시장에서는 내년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낙관적인 생각이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사장(사진)은 이같이 강조하며 금리 인하를 둘러싼 시장의 낙관론에 선을 그었다.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 경제 및 채권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데사이 CIO는 지금과 같은 고금리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 이후에야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설명이다. 앞서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1차례 금리를 인상하며 기준금리를 5.25~5.5% 수준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데사이 CIO는 "인플레이션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을 보면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시장에서는 근원인플레이션율이 0%대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실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환되지 않은 미국 부채의 약 70%는 향후 5년 내 더 높은 금리로 연장될 것"이라며 "공공부채 증가가 재정적자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증세하거나 지출을 삭감해야 하는데, 이 또한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핵심 산업을 비롯해 한국 채권 투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데사이 CIO는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사이클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시장 침체로 인한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 유럽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에 따른 수혜를 한국이 10년간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47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76년을 맞은 프랭클린템플턴은 자산 규모만 1조4000억달러(약 1800조원)에 이르며 미국 10대 운용사 중 하나로 꼽힌다. 제니 존슨 회장이 취임한 이후 프랭클린템플턴은 2020년 액티브 펀드 회사인 레그메이슨을 65억달러에 사들이며 프랭클린템플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이듬해 맞춤형 지수 제공 업체 테크놀로지 플랫폼 전문 오쇼너시자산운용, 세컨더리 사모펀드 투자사 렉싱턴파트너스를 사들이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특히 한국을 아시아 핵심 시장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1997년 글로벌 운용사 중 최초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8월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전주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전통 자산인 채권과 주식 운용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사모펀드 등 대체자산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김태희 프랭클린템플턴 한국법인 대표는 "많은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한국에서 철수했다"며 "프랭클린템플턴은 국내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운용사로, 지속적으로 투자자 저변을 넓히면서 수탁액 90억달러(약 12조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타릭 아흐마드 프랭클린템플턴 아시아·태평양 공동대표 역시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 중요한 시장"이라며 "전통 뮤추얼 펀드를 넘어 대체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 고객들에게 알파 수익을 제공해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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