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인터뷰]"이적 소식듣고 속상했다, 제2의 이정후? 3분의 1이라도 따라갔으면, 경남고 1년 선배 (노)시환이형 보고 많이 배웠다"

민창기 2023. 9. 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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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고척 한화전. 1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터트린 이주형이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히어로즈의 주축타자로 맹활약중인 이주형은 '제2의 이정후'라는 찬사에 "정후형은 범접할 수 없는 선수다. 3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타격, 수비, 주력 재능을 확인했다."

홍원기 감독의 긍정적인 평가를 전해줬더니, "언제 (타격)사이클이 떨어질지 모른다.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 시즌을 생각할 여유도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고 있다"고 했다.

7월 29일 고척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7번-좌익수로 나선 이주형(22)은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를 쳤다. LG 트윈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당일,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득점을 올렸다.

요즘 이주형은 히어로즈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부터 8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3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13타수 6안타를 쳤다. 최근 10경기 중 8경기에서 안타를 때렸다.

이적 후 38경기에 나가 타율 3할2푼2리(152타수 49안타), 5홈런, 27타점, 22득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84를 기록했다. 이미 LG 소속으로 출전한 경기보다 히어로즈 선수로 뛴 경기가 더 많다.

경남고 출신,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지명. 이적은 생각도 못했다.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속상했다. 이적해 1군에서 바로 뛸 줄도 몰랐다"고 했다.

새 팀으로 가니 바다가 두쪽으로 갈라지듯 길이 열렸다. 트윈스에선 교체선수로 뛰었는데, 히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어로즈에선 매 경기 선발로 출전중이다. 젊은 히어로즈는 젊은 유망주들에게 기회의 팀이다. 물론, 그 기회를 잡는 건 선수 능력이다.

히어로즈로 이적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달라고 하자 "프로 첫 홈런"을 이야기했다. 이적 후 5번째 경기였던 8월 3일 잠실 LG전. 1회초 첫 타석에서 케이시 켈리가 던진 체인지업을 받아쳐 외야 오른쪽 관중석으로 날렸다. 프로 첫 홈런을 일주일 전까지 소속팀이었던 LG와 경기에서 때렸다.

첫 홈런 후 4개를 추가해, 통산 5홈런을 기록중이다.

"이적해 2경기를 뛰고 LG를 상대했다. 정신이 없었다. 상대팀을 보면서 내가 이제 진짜 히어로즈 선수가 됐구나, 이적했구나 실감했다."

새팀에 온 직후 선배 이정후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주형은 "이정후 선배님과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이종범 코치님이 이야기해주신 것 같다. 전화로 부상 관리법 등 여러가지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고 했다.

사실 이정후의 부상이 이주형의 트레이드를 불러왔다. 이정후가 지난 7월 부상으로 시즌아웃되
9월 1일 고척 KT전. 이주형이 1회말 2사 1,2루에서 적시타를 치고 3루까지 질주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8월 24일 고척 두산전 1회말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이주형.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자 히어로즈는 선발투수 최원태를 LG에 보내고,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를 받는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가을야구 경쟁을 포기하고, 내년 시즌 준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종범 코치님이 2군 타격코치로 계실 때 많은 걸 물어보고 배웠다. 코치님께서 잘 챙겨주셨다. 정후형 장비를 갖다주신 적도 있다"고 했다.

히어로즈에서 맹활약을 이어가자, 그의 이름 앞에 '이정후 후계자', '제2의 이정후'라는 수식어가 등장했다. 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로 가는 이정후 빈자리를 채울 선수라는 칭찬이다. 최고타자 이정후와 힘께 언급되는 것 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정후형은 범접할 수 없는 선수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긴 한데, '제2의 이정후'라니…. 3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 정후형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5타수 무안타를 처음 기록한 날, 선배가 전화연락을 했다. "내일도 경기가 있으니 빨리 잊고,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말이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다"고
8월 17일 광주 KIA전. 3회초 1사 2루에서 이주형이 3루 도루에 성공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10일 고척 롯데전 1회초. 중견수로 나선 이주형이 2사 1,2루에서 윤동희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했다.

따라하고 싶은 스윙이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요시다 마사타카(30)의 타격 영상을 자주 본다. 이주형과 같은 우투좌타 외야수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하다가,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로 이적했다. 개막전에 4번으로 출전한 요시다는 보스턴의 중심타자로 맹활약중이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 경기를 보고, 4,5번으로 출전한 요시다를 알게 됐다.

"부드러운 스윙. 작은 체격(1m73,87kg)으로 강한 타구를 날리는 타격 매커니즘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의 홈런타자 노시환(23)이 경남고 1년 선배다. 그는 "고교시절에 시환이형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고 했다.

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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