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와 드디어 맞대결을 벌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슈어저와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오전 8시 7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펼쳐질 예정인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4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토론토는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4연전에 출격할 선발 투수를 11일 발표했다. 토론토 구단에 따르면 크리스 배싯이 12일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른 뒤 13일에는 류현진이 나선다. 이어 14일에는 기쿠치 유세이, 15일에는 케빈 가우스먼이 차례로 등판하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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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약 1년 2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를 통해 대망의 복귀전을 치렀다. 볼티모어는 당시는 물론, 지금(11일 기준)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 류현진은 막강한 볼티모어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아쉽게 패전을 떠안았다. 그렇지만 이후 류현진이 호투한 결과를 보면, 결국 아메리칸리그에서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볼티모어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잘 때려낸 셈이었다.
류현진에게 더 이상 난타는 없었다. 이후 류현진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본격적으로 예전의 위용을 찾기 시작했다. 8월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마치 노히터 게임의 희망까지 품어볼 수 있을 정도로 최고의 페이스였으나, 불운하게도 4회 투구를 마치는 과정에서 상대 타자의 강습 타구에 무릎을 맞고 말았다. 결국 류현진은 더 이상의 투구를 하지 않은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불의의 부상으로 4이닝밖에 던지지 못했지만,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의구심을 품던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타구에 무릎을 맞았지만, 천만다행으로 큰 부상 없이 다음 투구에 정상적으로 나섰다. 이어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 역투를 펼치며 마침내 감격스러운 복귀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류현진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21일 신시내티전에서는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2연승을 이뤄냈고, 28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 투구를 펼치며 3연승까지 내달렸다.
단 한 번도 초반에 무너지지 않은 채 안정적으로 이닝을 책임지고 있는 류현진이다. 9월에도 류현진의 좋은 모습은 계속됐다. 지난 2일에는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 섰다. 하지만 류현진은 굳건했다. 5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승리 투수 자격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며 아쉽게 승수를 챙기지는 못했다. 그리고 지난 7일에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의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비록 팀이 리드를 빼앗긴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주며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꾸준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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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차례 호투에도 불운으로 '승리' 실패, 다시 시즌 4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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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류현진은 완벽한 완급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5km 정도 밖에 나오지 않지만, 상대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는 커브와 각도 크게 떨어지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체인지업을 함께 구사하며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 본인도 자신의 커브에 대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비록 9월 2차례 등판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5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며 내구성을 증명했다. 또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전 이후 6경기 모두 2자책점 이하로 막아내고 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은 2.65. 총 34이닝을 던지면서 28피안타 8볼넷 28탈삼진 15실점(10자책)을 마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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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도 가을야구 운명 걸린 4연전... 류현진, '전설' 맥스 슈어저 처음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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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는 현재 80승 63패(승률 0.559)를 마크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자리하고 있다. 같은 지구 1위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승차는 10.5경기로 크게 벌어진 상황. 또 같은 지구 2위인 탬파베이 레이스와 승차는 7.5경기로 적지 않다. 결국 토론토가 노려야 할 건 와일드카드인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에 랭크돼 있다. 그 뒤를 시애틀 매리너스(79승 64패)가 1경기 차로 맹추격 중이다. 이어 텍사스(78승 64패)가 1.5경기 차 뒤진 와일드카드 4위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도 토론토는 최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3연전을 모두 싹쓸이하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게 호재다. 토론토로서는 이번 4연전에서 텍사스와 승차를 최대한 많이 벌려놓아야 한다. 반대로 텍사스에게 승리를 내준다면 자칫 와일드카드 마지노선인 3위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이런 대단히 중요한 4연전에서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일 상대 투수는 '백전노장' 맥스 슈어저다. '현역 최고의 투수'라 할 수 있는 슈어저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개인 통산 456경기에 등판해 213승 108패 3365탈삼진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 2013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016시즌과 2017시즌에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올 시즌에도 슈어저는 12승 6패 평균자책점 3.91의 성적과 함께 172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류현진이 지난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슈어저와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슈어저는 지난 7월 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뉴욕 메츠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특히 이적 전에는 메츠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4.01에 그쳤으나, 팀을 옮긴 뒤에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더 나은 투구를 했다. 피안타율 역시 0.240에서 0.175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역시 1.19에서 0.98로 각각 낮췄다.
류현진이 상대할 텍사스 타선도 복귀 후 처음 상대했던 볼티모어와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은 힘을 자랑한다. 현재 아메리칸리그에서 팀 타율 1위(0.266) 및 팀 득점 1위(777점),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791)를 달리고 있다. 팀 홈런은 200개로 5위. 타자 중에서는 34홈런과 함께 100타점 고지를 밟은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경계 대상 1호다. 여기에 류현진과 LA 다저스 시절 함께 뛰었던 코리 시거도 팀 내 홈런 2위(30개)이자 OPS 1위(1.050)를 달리고 있는 강타자다. 텍사스는 주전급 야수 9명이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막강한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숱하게 위기를 넘겼던 류현진이 과연 텍사스를 상대로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