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韓 AI·배터리 매력적 투자처, 중장기 원화강세"

백지현 2023. 9. 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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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진출 25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미 10년물 금리 추가 상승할 것, 재정적자 부담"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시장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전세계적 공급망 다변화 정책으로 국내 인공지능(AI), 2차전지 기업에 수혜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국가총생산(GDP) 증가로 이어져 원화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아울러 미국 국채가 한동안 고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채권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점찍었다. 

타릭 아흐마드 프랭클린템플턴 아시아태평양 공동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 진출 2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공급망 다변화 수혜는 10년간 한국 몫"

프랭클린템플턴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이해 '세계 경제 및 채권시장 분석과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타릭 아흐마드 아시아태평양 공동대표, 소날 데사이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사장, 김태희 한국사업 대표가 참석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1조4000억달러 자금을 굴리는 글로벌 운용사로, 한국에서는 90억달러의 자금을 위탁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위탁운용사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과의 스킨십도 늘리고 있다. 연초에는 제니 존슨 프랭클린템플턴 회장이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을 예방했으며, 지난 8월에는 외국계 운용사 최초로 국민연금의 본사가 있는 전북 전주에 연락사무소를 세우기도 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반도체 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술주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 반도체 사업이 역성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부문에서 전세계적 공급망 다변화 속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데사이 채권부문 CIO는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공급망 다변화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데 한국의 포지셔닝이 매우 잘되어 있다"며 "10년간 이 정책 기조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중장기적 원화 강세도 예측했다. 데사이 CIO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의 GDP 성장세를 봤을 때 반도체 부문은 역성장을 했지만 전기차와 수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가 성장률 전망치 상단이 열려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채 한동안 고금리 유지할 것, 매력 떨어져

프랭클린템플턴은 시장 컨센서스와 달리 미 국채 금리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반복하는데 그치면서 시장에선 금리가 하락하는 등 안도감이 번졌다.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운 배경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고용시장이 견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7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2%였지만 근원 CPI는 4.7%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데사이 채권부문 CIO는 "인플레이션이 감소세에 들어서긴 했지만 근원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남아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미국 10년물 금리가 4.25%의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있지만, 우리는 이보다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로 마지막 1.5~2%포인트를 인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임금은 견조한 상황이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금리를 내릴 여지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정적자도 발목을 잡고 있다. 5년 내 미국 부채의 약 70%가 만기에 도달할 예정이며, 이는 더 높은 금리로 만기연장될 전망이다. 재정적자를 갚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이 역시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데사이 CIO는 "연준의 재정적자 수준은 35%에서 100%로 증가했는데 대부분이 공공부채이고, 이는 재정 운영에 유연성이 없다는 뜻"이라며 "증세나 재정지출 삭감이 필요한 상황인데, 미 정부에서는 이러한 정책을 선호하지 않고 있어 해당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채 선호도는 낮아지는 반면 한국과 일본의 채권 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사이 CIO는 "(중장기 관점에서) 금리가 인하되지 않는다면 미 국채 수익률에 대한 매력은 예전에 비해 약화될 것"이라며 "해외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원화의 약세가 합쳐진다면 (한국채권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일본 채권과 관련해서는 "일본 물가 상황을 살펴봤을 때 디플레이션 시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 것이란 견조한 사인들이 매우 강하다"며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고 몇 개월 내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가 정책을 변경하면 수익률커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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