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명 발길 물거품"... 아프리카 관광 대국, 코로나 이어 지진에 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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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만에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규모 6.8의 강진이 이 나라의 경제도 휘청거리게 만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라치드 아우라즈 연구원은 WSJ에 "하필 관광객이 몰리던 마을이 완전히 파괴됐다. 지진으로 모로코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진 않지만, 피해 지역의 경제는 완전히 붕괴돼 회복에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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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성수기 앞두고 참변
"빈부 격차 더 극심해질 듯"
120년 만에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규모 6.8의 강진이 이 나라의 경제도 휘청거리게 만들고 있다. 지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 산업인 관광업도 커다란 타격을 입는 게 불가피해진 탓이다. 특히 이달 말부터 모로코는 본격적인 관광 시즌을 맞는 터라,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경험했던 지역 경제의 붕괴 악몽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까지 2,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이번 지진이 가뜩이나 심각한 경제 위축을 겪는 모로코에 치명타를 가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의 경제적 손실이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로코 연간 국내총생산(GDP·2021년 기준 1,327억 달러)의 약 8%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모로코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까지만 해도 매년 1,000만~1,300만 명의 여행객이 찾는,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관광대국이었다. 지브롤터해협을 사이에 끼고 유럽 대륙과 불과 14㎞ 떨어진 지리적 이점에 더해, 천년 고도(古都)인 마라케시 구도심 메디나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유적지가 9곳이나 있어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기 전인 2019년, 모로코 GDP의 7% 이상이 관광 수입에서 나왔을 정도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연간 300만 명 안팎으로 여행객 발길이 뚝 끊겼다. 그나마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달 말 본격적인 성수기 개막을 앞두고 관광객 유입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지진으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 WSJ는 "지진이 강타한 마라케시에서 관광산업은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질 '밥줄'이나 다름없었다"며 절망적인 현 상황을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라치드 아우라즈 연구원은 WSJ에 "하필 관광객이 몰리던 마을이 완전히 파괴됐다. 지진으로 모로코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진 않지만, 피해 지역의 경제는 완전히 붕괴돼 회복에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진 이전부터 '위기' 상황이었던 모로코 경제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극심한 인플레이션, 재정 적자 등이 맞물리면서 이 나라의 실질 GDP 증가율은 2019년 7.9%에서 지난해 1.2%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특히 고질적인 빈부 격차가 한층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마라케시는 사업가와 스포츠 스타 등 세계 억만장자들의 별장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기본적 서비스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며 "지진이 모로코의 소득불평등 실태를 조명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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