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못 올린다고" 경영진 교체에 지지부진 투자…대한조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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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등 서부권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 대한조선이 산업은행 관리체제서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조선 관계자는 "일련의 경영진 교체는 회사의 선장을 맡고 있는 최고경영진의 손발에 맞춰 경영 행보를 이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신규 투자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산업단지 개발 등 대규모 투자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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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무더기 임원진 교체에
지역 인재 퇴출, 외부 인력 채워
지지부진 투자 등 우려 목소리
단가 안 맞아 지역 협력업체 포기
대한조선 "손발 맞추기 위한 것"
전남 해남 등 서부권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 대한조선이 산업은행 관리체제서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투자회사 KHI그룹 인수가 이뤄졌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투자는 지지부진해서다. 최근 회사 경영진까지 무더기로 교체되면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대한조선 등에 따르면 해남조선소에 위치한 대한조선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6,936억 원에 달하는 지역 대표 중견기업이다. 지난 1987년 여수시에 설립된 신영조선공업이 모태로 2004년 대주그룹 계열사로 인수돼 주로 중형급 탱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건조해왔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부침을 겪었고, 이후 장기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받았다. 이후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해 2011년 7월부턴 대우조선해양에 위탁경영을 맡겼다. 2014년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지난해 8월 KHI그룹에 인수돼 산은 관리체제로 들어간 지 7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하지만 인수 후 임원진을 대폭 교체하면서 오너 경영체제 전환 이후 각종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KHI그룹은 지난해 9월 대한조선 인수 직후 타 지역 출신 등 임원 6명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그런데 지난 6월엔 돌연 이들을 모두 해임했다. 직후 임원 8명이 새로 교체됐고, 2명을 추가로 영입하는 등 불과 1년 만에 임원 10명이 교체된 것. 앞선 8월말엔 회사의 인수와 그동안 3년 간 경영을 맡은 정대성 대한조선 사장마저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대한조선 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하루아침에 회사 임원 다수가 교체된 데다 회사 내부 인사도 아닌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임원으로 발탁돼 매우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임원들 역시 언제 회장 눈밖에 날지 몰라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임직원들에게 명확한 교체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데다, 새로 영입한 임원들은 대부분 지역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들"이라며 "점령군 행세하 듯 임원진이 수혈돼 지난 십수 년 간 구조조정을 감내해 온 임직원들은 모두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KHI그룹의 신규 투자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선업계 호황에도 불구, 인력난에 허덕이는 대한조선 고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시간당 9,795원으로 최저시급보다 175원 많은 수준이다.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산은 체제 졸업 이후 신규 투자와 경영정상황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지난 1년 간 이뤄진 투자는 회사 내 폐쇄회로(CC)-TV 설치가 전부"라며 "투자는 전무하고 오너 입맛대로 경영진이 교체되는 현 상황에선 경영 정상화는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버거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협력업체도 불만을 털어놨다. 대불산단에 있는 A업체는 "KHI그룹이 인수 후 가장 먼저 공급 단가를 낮춰 지역의 업체들과 계약을 파기했다"면서 "인건비 등 모든 자재 대금이 오르고 있는데도 협력업체들에게만 가중한 책임을 줘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조선 관계자는 "일련의 경영진 교체는 회사의 선장을 맡고 있는 최고경영진의 손발에 맞춰 경영 행보를 이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신규 투자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산업단지 개발 등 대규모 투자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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