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2일 오후 檢 재출석… 체포안 21일 국회 표결 전망
檢, 금주 후반 구속영장 청구 관측
李 ‘단식 12일째’ 당 최고위 불참
비명·중진 의원들, 李 천막 찾아
동정론에 체포안 부결 가능성도
與 “李, 수사방해용 단식 중단하라
불체포특권 포기 번복 명분 쌓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1시30분, 검찰에 출석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추가 소환조사가 확정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 말 영장이 청구되면 18일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된 뒤, 21일 본회의에서 표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열이틀째 단식 중인 이 대표는 건강이 악화하면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는 12일 오후 수원지검에 한 번 더 출석한다”며 “부당한 추가소환 요구에도 12일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이번 조사마저 무도하게 조작하는 등 검찰권을 남용할 경우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엄포를 놨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조사 이후 검찰이 ‘이 대표는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이라는 입장을 낸 것과 관련해 “추악한 언론플레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 대표가 12일 다시 출석해 조사받겠다고 한 만큼, 검찰은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번 주 후반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법원에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필요성을 설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단식 이전에는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한 만큼 가결 여론이 높았지만 지금은 동정론도 적잖게 생겼다. 수도권 비이재명계(비명계) 한 중진 의원은 “이번에는 가결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저렇게 대표가 굶고 있는데 보내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도 상당수 생겼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 단식 이후 민주당 계파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단식 천막에는 친이재명(친명)계뿐만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와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 비명계 인사들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 등 중진 의원 12명은 이날 이 대표를 만나 “이제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회복해야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감사를 표하면서도 “(현 정부가) 상식도 파괴하고 기준도 없고, 끝도 없이 더 심화할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답했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왔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오로지 건강부터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수사 방해용 단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검찰 출석 의사를 밝힌 이 대표를 겨냥해 “당당하게 수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조서에 서명도 않고 일정도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정치 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의 수사 과정 영상 녹화 제안을 거부하고 조서 날인도 거부한 점도 거론하며 “조사를 받고 온 이 대표는 국민 보란 듯 자리에 누웠고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 검찰의 정치 수사라 규정했다. 이쯤 되면 불체포특권 포기 번복을 위한 명분 쌓기”라고 꼬집었다.
김현우·김병관·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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