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끝에서 찍은 사진이 멋있잖아요" 15SV 초보 마무리의 담력이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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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아웃 만루 위기.
박상원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9회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러나 박상원은 "나만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앞서 8회에 키움 타자들도 역전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급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때문에 굳이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1점차든, 2점차든, 3점차든 팀이 이기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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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9회말 2아웃 만루 위기. 점수는 겨우 1점차. 이때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의 기분은 어떨까.
한화가 6연승을 확인하는 순간에 마무리투수 박상원(28)이 있었다. 박상원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9회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한화가 겨우 9-8 1점차로 리드한 상황. 한화는 4회초까지만 해도 9-2로 넉넉하게 리드했지만 키움의 맹추격에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미 추격의 흐름을 잡은 키움은 9회말에도 맹공을 펼쳤다. 박찬혁과 김시앙이 안타를 치자 김혜성이 볼넷을 고르면서 그라운드를 주자 3명으로 꽉 채웠다.
박상원은 2사 만루라는 코너에 몰렸지만 로니 도슨과의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오로지 직구로 밀어붙였다. 도슨에게 던진 회심의 148km 직구. 도슨의 타구는 빠르게 박상원을 지나갔고 마치 중전 안타로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보다 더 빨리 움직인 것은 유격수 이도윤이이었다. 이도윤은 도슨의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졌고 그렇게 한화는 이 경기의 승자로 기록됐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는 박상원은 "(이)도윤에게 정말 고맙다. 맛있는 밥을 사줘야겠다"라고 호수비를 펼친 이도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박상원은 올해 처음으로 마무리투수로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 해까지는 통산 세이브 개수가 1개였지만 올해는 벌써 세이브 15개를 쌓았다. 올 시즌 45경기에 나온 그는 5승 3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면서 한화의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경기의 마지막 순간을 책임져야 하는 마무리투수가 갖는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박상원은 "나만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앞서 8회에 키움 타자들도 역전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급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때문에 굳이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1점차든, 2점차든, 3점차든 팀이 이기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상원은 9월에만 세이브 5개를 따내면서 최근 한화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한화는 키움과의 4연전을 스윕하면서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다. 한화가 더블헤더 포함 4연전을 싹쓸이한 것은 2003년 9월 13~15일에 열린 대전 LG전 이후 7300일 만이다.
하지만 박상원은 그 공을 야수들에게 돌렸다. "결국 타자들이 득점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다. 아무리 투수들이 잘 던져도 우리 팀 점수는 0점이다. 불펜투수들도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타자들이 계속 득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승리하는 것 같다"는 것이 박상원의 말이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마무리투수로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소감도 궁금했다. "공 하나가 더 소중하고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는 박상원은 "내 뒤에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멋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절벽 끝에 서 있는 기분이다. 절벽 끝에 서면 위험하기도 하지만 거기서 찍은 사진은 멋있지 않나.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누가 낭떠러지에 서 있는 기분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동안 한화의 숙원 중 하나였던 정우람의 후계자 찾기는 이제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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