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 하정우X임시완 "국가대표의 각오로…" 진정성 통할까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3. 9. 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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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1947 보스톤'이 하정우와 임시완의 사명감 똘똘 뭉친 열연으로 추석 극장가에 뭉클한 감동을 예고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선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자 강제규 감독과 출연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여 우승한 서윤복 선수와 손기정 감독, 그리고 서윤복 코치이자 선수로서 12위를 기록한 남승룡의 실화를 모티프로 했다. 손기정 감독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한국 마라톤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다. 우리의 이름을 알리고자 고군분투했던 마라토너 영웅들을 조명했다. 시대적 고증을 바탕으로 1940년대 서울과 보스턴을 구현한 것은 물론 호주 로케이션을 통해 실감나는 마라톤 코스를 완성했다. 더불어 '1947 보스톤'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를 비롯해 1950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자 故 함기용 선수, 한국 여자 마라톤 신기록을 세웠던 권은주 선수의 자문을 받아 경기 장면의 리얼리티를 한층 높였다.

또한 '쉬리'(1999)와 역대 두 번째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아 관심을 더하고 있다. '장수상회'(2015) 이후 무려 8년 만의 컴백이다.

이날 강제규 감독은 또 한 번 역사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답했다. 강 감독은 "제 전작들을 보면 지난 시간을 다룬 영화들이 많더라. 사실 저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SF물을 너무 하고 싶어서 준비했던 적이 있다. 결국 무산이 되고 다른 영화를 하게 되었지만. 미래는 할리우드에서 너무 많이 찍지 않았나. 미래를 표현한다는 것은 뭘까 고민하다가 결국 우리들이 살아왔던 과거의 모습을 잘 들여다보는 것, 이 일이 미래를 예견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보니 과거 발자취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관심이 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거 얘기는 고리타분한 거 같고 재미없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게 힘들고 할 얘기도 많은데 굳이 과거까지 들출 필요가 있나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다. 그렇지만 역사 속에 담겨진 소중한 이야기, 훌륭한 분들이 너무 많다. 그런 분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가 정말로 잘 살아가고 있나,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또 역사를 통해 분명 얻는 게 많다는 생각이다. '1947 보스톤'이 젊은 관객들에게 과거를 돌아보는 게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끔은 용기와 힘이 되고 도움이 되더라' 하는 생각이 들도록 조금은 일조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후배들을 양성하는 손기정 감독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는 "감독 역할, 선배 역할은 처음이다. 영화를 보며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임시완이 나왔을 때 '내가 나이가 좀 찼구나' 하는 느낌이었다"라고 특유의 재치를 드러내며 입을 뗐다.

이내 하정우는 손기정 캐릭터를 연기한 소회에 대해 진중하게 얘기했다. 그는 "보통 한 캐릭터를 맡으면 제 마음, 영혼에서 출발하는데 이번 '1947 보스톤' 같은 경우는 손기정 선생님이 어떤 분이시진에 대해 감독님과 정말 많이 상의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의 시작, 행동의 시작, 말의 시작이 탁 걸리는 게 손기정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마음이셨을까, 어떤 감정을 가지셨을까 테이크마다 그 생각을 품고 임했다. 선생님께선 베를린 때 태극기를 달지 못한 선배로서 책임을 지고 이번만큼은 꼭 태극기를 참가해야겠다, 오로지 그 생각만 가지셨을 것 같은데 저 역시 그런 마음을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런 마음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실제 체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무겁고 그간 느끼지 못한 엄숙함마저 느꼈다"라고 말했다.

서윤복 선수로 분해 실존 인물을 표현한 임시완 역시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임시완은 "실존 인물이 계시다는 자체가 그 분들께 누가 돼선 안 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떠한 책임 의식을 갖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책임 의심이라 함은 서윤복 선수가 최초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를 나간 지점이었다. 물론, 저는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지만 '1947 보스톤'을 찍는 동안엔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각오로 처음 준비할 때부터 촬영이 마무리될 때까지 임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임시완은 체지방률 6%가 될 정도로 '1947 보스톤'에 혼신을 쏟았다. 그는 "달리는 역할이었기에 전문적으로 보여져야 했다. 작품에 들어가기 두세 달 전부터 훈련을 받았다. 촬영 중간중간 코치님께 틈틈이 배우고 훈련을 받았다"라며 "운동뿐만 아니라 식단도 촬영 끝날 때까지 늘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달고 살았다. 최대한 외형을 비슷하게 만들려던 와중에 인바디를 재보니 체지방률이 6%가 나오더라. 그런 숫자를 목표로 한 건 아니지만 인생 최초로 6% 숫자를 봐서 신기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임시완은 "어떤 작품에 임하든 매 순간 허투루 넘기지 않으려고 늘 되뇌고 생각한다. 이번 '1947 보스톤' 역시 마찬가지로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죽을 듯이 열심히 했다"라고 뜨거운 열정을 과시했다.

이에 하정우는 임시완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임시완은 진짜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그 시간들을 제가 다 옆에서 지켜봤기에, 대회 장면을 찍을 때 저도 자연스러게 감정이 올라왔다. 정말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감정 충만하게 신에 임했다. 오늘 완성본을 처음으로 봤는데 임시완이 너무나 훌륭하게 임해 주고 표현해 줘서, 아마 서윤복 선생님도 보셨다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치켜세웠다.

임시완은 선배 하정우와의 첫 연기 호흡에 대해 "굉장히 든든한 형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촬영하며 의지를 많이 했고 극 중에선 멘토-멘티 관계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좀 더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대해서, 이 영화 작업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저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계시고 거기다가 형님이 말씀하시는 게 정말 재밌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웃음 포인트를 기대하며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애정을 나타냈다.

다가오는 황금연휴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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