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가' 텐 하흐도 미칠 노릇...'폭행 혐의' 안토니 대체자가 없다, 맨유 최대 위기 봉착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워커홀릭으로 정평이 난 에릭 텐 하흐 감독이지만 이번만큼은 골치가 아플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의 사생활 관련해 논란이 시작된 건 오래됐지만 본격적으로 사태가 심각해진 건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이었다. 브라질 'UOL Esporte'는 "안토니는 전 여자친구인 가브리엘라 카발린에 대한 가정폭력 혐의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목격자로부터 안토니가 카발린을 협박하고 신체적 폭력을 가했다는 증거를 사진, 영상, 대화, 증언 등으로 확보했다. 조사 과정에서 카발린의 뼈가 노출된 부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카발린은 유명 DJ로 SNS 팔로워가 50만 명에 육박하는 인플루언서다. 카발린은 직접 매체와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그녀는 "안토니는 문을 잠그고 나를 나가지 못하게 했다. 내 손가락을 벌리고 다치게 했다. 내 물건을 부수고, 여권을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더불어 "그의 어머니와 의붓아버지는 안토니를 축구장 안에 가뒀는데 그는 화가 났고, 어떤 식으로든 경기장 밖으로 나오려고 했다. 나에게 축구공을 던졌고, 핸드폰도 던졌다. 나를 죽이겠다고 했고, 자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협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조사가 시작되면서 여론이 불리해지자 안토니도 행동에 나섰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 " 팬들과 가족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난 내가 무고 피해를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야 할 의무를 느끼고 있다. 처음부터 경찰 당국에 정당한 설명을 제공했으며, 이 문제를 진지하게 그리고 존중하면서 다루었다"며 자신의 죄가 없다고 카발린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어 안토니는 "경찰 조사는 정의의 보호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나는 고발들이 거짓이고 많은 증거들이 고발들에 대한 무죄임을 보여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녀와 언어적으로는 다툰 적이 있지만 어떤 육체적 공격도 행하지 않았다"며 폭행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안토니 대변인 또한 "우리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경찰서에서 수사 과정에 있기에 침묵 중이다. 안토니는 법정에서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와중에 추가적인 폭행 논란이 생겼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제임스 더커 기자는 8일 "안토니가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새로운 학대 혐의에 직면했다. 레이서 프라이타스와 잉그리드 래너는 안토니에 대한 혐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인플루언서이자 법학도인 레이서 프라이타스는 지난해 5월 안토니와 한 여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신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신문 '엑스트라'는 프라이타스가 지난해 5월 20일 병원 치료가 필요한 사건으로 상파울루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또 다른 여성인 은행원 잉그리드 래너는 '레코드'의 저널리스트 로베르토 카브리니와의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지난해 영국 출장 중 안토니로부터 성관계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안토니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뒤, 그녀를 벽으로 밀면서 머리를 부딪혔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래너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와 관계를 맺으려고 했지만, 나는 원하지 않았다. 그가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고, 나는 머리를 부딪혔다. 내 목적은 사업이었다. 그의 초대에 따라 그곳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가 숨은 동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안토니한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원래 안토니는 9월 A매치 기간에 브라질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상황이었다. 안토니가 자국 내에서도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자 결국 브라질 국가대표팀은 안토니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질축구협회(CBF)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안토니와 관련된 사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며, 브라질 대표팀을 보호하기 위해 제외되었음을 알린다. 그를 대체하기 위해 가브리엘 제수스(아스널)를 대표팀으로 소집했다"고 발표했다.
여러 가지 루머로 인해서 사태가 심각해지자 안토니는 침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브라질 'Fofocalizando'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절대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지 않았다. 협박한 적도 없다. 가브리엘라가 말한 것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이 많다"라며 자신이 전혀 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카발린 측에서 제시한 공개된 왓츠앱 대화 내용도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안토니는 "카발린 측에서 (내용을) 변조한 부분이 있다. 내가 용서를 구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카발린은 내가 보낸 메시지를 삭제했다. 그녀는 조작했고, 나는 이 모든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자신이 증거 조작의 피해자라고 이야기했다.
아직 안토니의 혐의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맨유는 결단을 내렸다. 맨유는 1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안토니에 대한 혐의를 인지했다. 국제 경기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들은 11일 훈련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러나 안토니는 혐의를 해결하기 위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복귀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안토니와 합의된 구단의 결정이었다. 안토니 또한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증명하는 동안 맨유에 돌아가지 않기로 합의했다. 동료들을 방해할 수도 있고 클럽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기 위한 상호 합의였다"고 성명서를 내놓으면서 추가적인 논란을 차단했다.
안토니가 죄를 저질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맨유는 경기를 치러야 한다. 시즌 초반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안토니까지 빠지면 맨유는 전력 공백이 너무 심각해진다. 1억 유로(약 1426억 원)의 이적료 값도 해주지 못한다고 지적받는 안토니였지만 실상은 맨유에서 가장 활약이 준수한 우측 윙포워드였다.
활약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도, 맨유는 안토니를 선발로 투입하는 것말고는 딱히 대책이 없었다.
일단 유력한 대체자는 제이든 산초다. 하지만 산초는 현재 텐 하흐 감독과 문제를 겪고 있는 중이다. 산초 논란이 터진 건 지난 4일 진행된 맨유와 아스널의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였다. 맨유의 경기 소집 명단에 산초가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아스널전을 앞두고 갑자기 부상을 당했다는 루머도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경기 후 텐 하흐 맨유 감독은 "산초는 훈련 성과 기준으로 소집되지 않았다. 맨유에서는 매일같이 최고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 그가 선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초는 곧바로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이를 반박했다. 산초는 개인 SNS를 통해 "여러분이 본 모든 것을 다 곧이곧대로 믿지 말아달라. 사람들이 완전한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난 내가 이번 주 훈련을 매우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며 텐 하흐 감독의 발언을 저격했다.
이를 두고 미국 'ESPN'은 "산초는 맨유 팀 동료들과 텐 하흐 감독의 지지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 소식통에 의하면 '선수들이 산초에 대해 질렸다'며 맨유 라커룸 내부에서 산초에 대한 동정심이 거의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초는 훈련과 경기장에서의 경기력과 구단에서의 태도 그리고 도르트문트에서 이적할 때의 7300만 파운드(약 1215억 원)로 인해서 주변 인물이 되었다. 텐 하흐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는 산초에 분노했다"고 덧붙였다.
안토니가 당분간 팀에 소집될 수 없는 상황에서 맨유는 일단 산초와 텐 하흐 감독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텔레그래프'는 10일 "산초는 맨유에서의 미래가 심각하게 불안정하다. 그는 텐 하흐 감독과 만나서 단판을 지을 생각이다.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을 화나게 한 산초와 직접 대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산초가 텐 하흐 감독과 잘 풀어도 큰 기대가 되지 않아 더 큰 걱정이다. 산초는 맨유로 이적한 뒤로 도르트문트 시절의 경기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산초가 도르트문트 시절 활약했던 좌우측에서도 저조하자 텐 하흐 감독은 산초를 가짜 9번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도입해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산초가 텐 하흐 감독과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안토니를 대체할 수 있는 건 맨유에서 단 12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은 파쿤도 펠리스트리뿐이다. 펠리스트리는 2001년생의 유망주로 2020-21시즌을 앞두고 영입됐지만 아직까지 1군에서 별다른 존재감이 없다. 안토니를 제대로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럴 때 메이슨 그린우드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맨유는 여론의 심각한 반발을 우려해 그린우드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린우드는 이적시장 막판 헤타페로 임대를 떠났다.
사진=데일리 스타, 헤타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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