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 자사주 매입했지만…제자리 걸음 우리금융 주가 왜?
8개월째 증권사 M&A 성과 안 나오면서 기대 ↓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자사주 매입에 나섰음에도 우리금융 주가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비은행 사업 강화가 지지부진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11일 종가 기준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2100원이다. 지난 6일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 자사주 1만주를 매입했음에도 큰 방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2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우리금융 주식을 124억원 매입했음에도, 개인 투자자가 113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상승세가 위축됐다.
그렇다 보니 우리금융 시가총액은 9조2025억원으로 여전히 KB금융·신한·하나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사에 크게 못 미친다.
개인 투자자가 우리금융 주가를 매도한 배경에는 비은행 사업 부진과 이로 인한 상반기 당기순이익 역성장이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당기순익 1조5386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높은 은행 의존도도 그대로 노출됐다. 상반기 우리금융 당기순익 중 우리은행 비중은 95%에 육박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유가증권관련익 감소로 기타비이자이익이 부진했으며, 은행 NIM(순이자마진)이 직전 분기 대비 0.06%p 하락하면서 그룹 순이자이익도 직전 분기 대비 1.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증권사, 보험사를 계열사로 보유하지 않아 비은행 사업이 취약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임종룡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계속 증권사 M&A(인수합병)을 강조했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가 없다.
당초 우리금융 계획은 1조~3조원 중형급 이상 증권사 M&A 였지만, 애초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 자체가 없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공수표만 반복되다 보니 하반기 우리금융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줄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2027년 기업대출 시장점유율 1위라는 기업금융 강화 목표를 발표했음에도, 여기에 대해서도 달성 가능성을 의심하는 의견이 많다.
증권사 대신 여러 보험사가 매물로 나오면서 우리금융이 차선책으로 보험사 M&A를 추진할 것이라 예상도 나오지만, 이도 확실치 않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사를 우선순위로 두고 M&A 추진한다는 전략에는 변함 없다”며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추가 매입, 소각 등은 계획이 생기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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