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출발한 김정은 열차 어디로 가나…러 “EEF서 회담 안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열차가 11일 러시아를 향해 평양에서 출발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이 열차의 종착지가 어디일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언제 만날 지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이날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탄 열차가 러시아를 향해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이날 김 위원장 전용열차 편이 평양을 출발해 북동쪽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는 정황이 우리 정보 당국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 정부는 김 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한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는 첩보를 공개했다. EEF는 오는 13일까지 나흘간 열리며, 푸틴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본회의는 오는 12일 개최된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 RTVI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동방경제포럼(EEF)에서는 회담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는지에 대해서도 ‘노코멘트’ 했다고 RTVI는 전했다.

실제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이 공개한 푸틴 대통령의 EEF 공식 일정에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주지사들과 면담을 한 뒤 12일 EEF 전체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포럼에 참석한 주요 외빈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북러 정상회담은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이 12일 러시아에 들어가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날 저녁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13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고 교도는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도 김 위원장의 기차가 출발했다는 보도를 근거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이 13일 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수일 내 러시아 극동 지방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역 정부 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 매체에 “우리는 오랫동안 김정은의 방문을 준비해왔다”며 러시아가 김 위원장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