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에 불똥 튈라…삼성·SK, 화웨이 사태로 ‘전전긍긍’
마침 미국이 허용한 1년 유예기간이 오는 10월 끝나는 가운데 이번 화웨이 사태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공장으로까지 규제 불똥이 튀기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11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최근 선보인 스마트폰 ‘메이트 60프로’에서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이날 “월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올들어 시총이 240억달러 급증하는 등 랠리했던 SK하이닉스가 미중 반도체 전쟁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강도 높은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화웨이로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우리는 3년 이상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 상태”라며 “현재 화웨이 스마트폰에 자사 반도체가 어떻게 해서 들어갔는지 등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SK하이닉스가 미국의 금지령에 맞서 화웨이에 칩을 공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의 제재가 부과되기 전 축적한 부품을 화웨이 측에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이번 화웨이 스마트폰 건을 보면 미국 규제에도 중국 내 유통 구조에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며 “제3국을 거쳐 중국으로 반도체가 들어가는 ‘우회 수입’ 가능성 또한 거론된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내 위치한 자사 반도체 공장에 대해 조만간 미국이 결정할 첨단장비 반입 유예기간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예기간이 연장돼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시설을 유지하고 기술 향상에 힘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일부를 생산 중이며,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중국 우시와 다롄에서 일부 만들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 기업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한국과 대만 기업은 1년간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같은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월 또 다시 중국 내 위치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공장에 첨단장비 반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화웨이 사태가 갑작스럽게 변수로 튀어나와 미국이 대중국 수출 규제 판도를 아예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국내 반도체기업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경위 파악 등이 우선”이라며 “이번 화웨이 사태를 국내 반도체기업의 중국 공장 제재와 연결짓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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