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 "故서윤복도 좋아할 것"…하정우X임시완 '1947 보스톤', 국가대표 마음으로 불태운 열정(종합)

강제규 감독과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11일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여정을 그렸다. 건대=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1/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1947 보스톤' 하정우와 임시완이 값진 땀방울을 흘린 영광의 그날을 스크린 위에 펼쳐낸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와 강제규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9월 27일 개봉하는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장수상회' 등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제규 감독이 11일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여정을 그렸다. 건대=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1/

'1947 보스톤'은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의 위대한 도전 과정을 담았다. 강제규 감독은 "마라톤 외에도 굉장히 매력적인 스포츠 종목들이 많지 않나. 아무 장비와 도구 없이 42.195㎞ 터널을 향해 달려가는 마라토너의 마음가짐과 인간이 극한의 열정으로 도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걸맞다고 생각했다. 마라톤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꼭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설명했다.

배우 하정우와 임시완이 11일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여정을 그렸다. 건대=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1/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후배들을 양성하는 손기정 감독으로 변신했다. '1947 보스톤'을 통해 첫 스승 역에 도전한 그는 "임시완과 한 프레임에 있으니까 '제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구나'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촬영 준비 과정을 떠올리며 "손기정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제 말과 행동의 시작은 손기정 선생님이었다. 매 테이크마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 그런 마음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첫 프롤로그 장면인 베를린 올림픽 메달 수여 신에서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 그때 정말 마음이 무거웠고, 그동안 촬영하면서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엄숙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 임시완이 11일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여정을 그렸다. 건대=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1/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마라토너 서윤복 선수로 분한 임시완은 "일단 실존 인물을 대신하는 것 자체로 그분께 절대 누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가졌던 책임의식이라고 하면, 서윤복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첫 국제대회에 출전하셨지 않나. 단지 작품 안에서 캐릭터로 분한 것이긴 하지만, 저 역시 첫 촬영부터 마지막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실제 마라토너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언급했다. 임시완은 "아무래도 달리는 모습을 전문적으로 보여드려야 해서 작품 들어가기 두 달, 세 달 전부터 훈련을 받았다. 작품 끝날 때까지 촬영 중간 중간마다 코치님께 틈틈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또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닭가슴살 샐러드를 달고 살았다"며 "운동을 매일 했어야 했고, 근육이 탄탄해보이고 꺼져 보이면 안됐기 때문에 컷과 컷 사이에 틈틈이 운동을 하면서 근육의 팽창감을 유지하려고 했다. 목표로 한 건 아니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최대한 서윤복 선수의 외형과 비슷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다 보니 체지방 6%가 나왔다. 인생에서 최초로 6%라는 숫자를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특히 '1947 보스톤'에서는 하정우와 임시완의 끈끈한 사제케미도 만나볼 수 있다. 하정우는 임시완에 대해 "실제 운동선수 같았고, 옆에서 보니 정말 많이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임시완이 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준비했던 시간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대회 장면을 촬영하면서도 감동이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오늘 완성본을 처음 봤는데, 임시완이 너무 훌륭하게 잘해줘서 서윤복 선생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시완은 "하정우 형님과 첫 작품을 함께 했는데, 든든한 형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촬영 중에도 굉장히 의지를 많이 했다. 영화에서도 멘토와 멘티 관계였지만, 실제로는 더 가까운 형 같았다. (하정우는) 영화 작업 과정에 대해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세계를 알고 계신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배우 김상호가 11일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여정을 그렸다. 건대=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1/

여기에 김상호도 현지에서 두 사람을 도와줄 현지 코디네이터이자, 재정보증인 백남현을 연기했다. 그는 "백남현 선생님이 보스턴 마라톤에서 큰 역할을 하셨다"며 "연기할 때 많은 자료가 없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다. 자료가 없어서 자유롭게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 대본을 보면서 흥미롭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도움을 주시긴 해도, 무조건 맹목적으로 주시진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11일 건대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여정을 그렸다. 건대=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1/

마지막으로 '1947 보스톤'은 올추석 관객들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는 물론, 감동적인 드라마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하정우는 "저희 영화가 좋은 시너지를 전달해서 관객 분들이 예전처럼 극장을 찾으실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거미집'도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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