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NOOOOOO!' 경질된 플릭 후임 후보 본 독일 축구팬들의 반응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불신은 한국팬들뿐만 아니다.
독일축구협회는 11일(한국시각) 공식채널을 통해 한지 플릭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플릭 감독은 독일축구 123년 역사상 처음으로 경질된 지도자가 됐다. 독일은 1926년 정식 감독 체제가 생긴 뒤 10명의 전임 감독을 선임했는데, 모두 임기를 채웠다.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협회장은 "최근 실망스러운 남자 대표팀에 새로운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유럽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낙천주의와 자신감이 필요했다. 임기 중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플릭과 코치들을 한 명의 사람으로 소중히 생각했다. 하지만 협회는 성과를 우선해야 하고, 그래서 경질은 불가피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루디 �O러 협회 스포츠디렉터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상황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 일본전은 우리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보여줬다"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우리 팀을 신속하게 재정비하고 내년에 열리는 유로를 준비할 대표팀 코치를 고용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이를 통해 독일 축구와 나라 전체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대표팀을 우리가 알고 있고, 기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12일 프랑스와 2번째 친선전은 �O러, 하네스 울프, 산드로 바그너 등 스탭들의 대행 체제로 치를 예정이다. �O러는 2005년 이후 무려 18년만에 현장에 복귀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선택일뿐, 독일의 당면 과제는 빠른 후임 선임이다. 벌써 후보군이 거론됐다. 독일 빌트는 플릭 감독의 후임 후보 10명을 거론했다. 올리버 글라스너, 미로슬라프 클로제, �O러, 위르겐 클롭, 마티아스 잠머, 클린스만, 루이 판 할, 로타어 마테우스, 지네딘 지단, 율리안 나겔스만이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 뿐만 아니라, 해외 명장들까지 총망라됐다. 독일은 역대 단 한번도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적이 없다. 때문에 이번 리스트는 독일 대표팀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이야기다.
11일 바바리안풋볼웍스는 이 리스트의 티어를 매겼다. 바바리안풋볼웍스는 바이에른 뮌헨 관련 팬사이트다. 팬심을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1티어는 클롭과 지단 감독이었다. 하지만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날 일이 없고, 지단 감독은 프랑스 대표팀은 선호한다는 이유에서였다. 2티어는 클로제, �O러, 잠머였다. '일어나면 안될 일'이라고 했다. 클로제는 경험이 부족하고, �O러와 잠머는 너무 오래 쉬었고 평했다. 티어3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나겔스만, 글라스너, 판 할이 이 자리에 속했다. 나겔스만은 이적료 합의가 중요하다고 했고, 글라스너는 프랑크푸르트가 바이에른 처럼 관대하지 않을 수 있다는게 유일한 약점이라 했다. 판 할은 독일어까지 가능하고 국제 경험이 풍부하지만, 건강이 문제라고 했다.
티어4에는 익숙한 이름이 있다. 마테우스와 클린스만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라는 설명과 함께 마테우스는 'NO', 클린스만 감독은 'NOOOOOOOOOOOOOOOOOOOOOOOOOOO'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는 부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이슈를 생산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것은 없다. 외유 논란으로 시작한 클린스만 감독의 논란은 K리거 외면, 유럽파 중시 등으로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는 지켜보지도 않으면서 외국에서 리오넬 메시, 해리 케인 등을 분석하는 '직업 윤리'가 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언론사와 온라인 인터뷰로 방향을 틀려고 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없애버리면서 또 한번의 논란을 자초했고, 웨일스전을 통해 정점에 오르는 모습이다. 경기는 최악의 경기력 끝에 0대0으로 마무리됐다. 경기 중 손을 놓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또 한번 질타를 받았던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아들의 부탁을 받고 애런 램지의 유니폼을 교환하려했다는 인터뷰로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고,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매치 참가 문제로 또 다시 논란을 만들었다. 결국 불참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훈련 시간 외였는데 왜?'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독일 내부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에 대한 불신이 높은만큼, 감독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6년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3위에 올랐지만, 당시에도 여러 구설에 올랐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독일에 머물지 않고 미국으로 자주 날아가며, 현지 레전드들의 혹평을 받았다. 당시 독일대표팀의 전술은 뢰브 전술코치가 짰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바이에른의 지휘봉을 잡았는데, 여기서도 이렇다할 지도력을 보이지 못한채 결국 경질됐다. 독일대표팀의 전설 필립 람은 과거 2008~2009시즌 바이에른 뮌헨 시절에 클린스만의 지도를 받았다. 그의 과거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람은 2015년 "우리는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훈련만 했다. 전술훈련은 거의 없었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따로 모여서 어떻게 뛰어야 할지 의논해야 했다"고 폭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미국 대표팀을 거쳐 독일의 헤르타 베를린을 통해 독일 무대에 복귀했다. 하지만 10주만에 사고를 쳤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단 10주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헤르타 이사회 임원직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헤르타의 투자자 랄스 빈트호르스트가 그의 퇴진 방식이 "용납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결국 이사회 임원직에 남지 못했다. 이같은 계속된 기행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내 이미지가 좋지 못하다. 그렇다고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독일축구협회가 한국과 관계를 척지면서까지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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