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 현대무용도 예외 아냐… 국립현대무용단을 아시아 허브로"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 기자간담회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단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국립현대무용단이 오는 10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중대형 스튜디오 3개를 보유한 창작 거점 공간 '댄스 그라운드(가칭)'를 연다. 내년 6월에는 아시아 각국 무용수 10여 명이 참여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신작이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5월 11일 임명된 김성용(47) 국립현대무용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이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들을 통해서다. 김 단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와 함께 춤추는 현대무용'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을 만들겠다"며 "임기 3년 동안 국립현대무용단이 현대무용계의 구심점이 되도록 국립현대무용단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김 단장은 한양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마친 무용가 겸 안무가로,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최연소로 금상을 받고 일본 나고야 국제 현대무용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무용가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문화예술계가 전반적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특히 창작 환경이 위축되면서 새 예술감독을 맞은 국립현대무용단을 향한 변화와 혁신의 기대가 컸다. 김 단장은 "국립 안무센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은 무용단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국립 안무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단체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댄스 그라운드'를 통해 청년 등 독립 예술가들이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습 현장 공개 등을 통해 관객 개발의 중추적 역할도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또 세계 주요 무용 단체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아시아의 우수한 무용수들을 모아 협업함으로써 '아시아 컨템퍼러리 댄스 컴퍼니'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오디션을 통해 무용수들을 선발하고 이들이 출연하는 김 단장의 안무 신작을 6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낸 김 단장은 "대구시립무용단에서 외국인 무용수 2명을 뽑을 때 500명이 지원하는 등 현대무용도 예외 없이 K컬처 열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국립현대무용단 취임 후에도 협업을 원하는 저명한 외국인 예술가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프로젝트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역 출신 안무가의 창작과 유통 활성화를 위한 '지역상생 프로젝트' 추진 뜻도 밝혔다. 내년에는 대구, 부산, 광주 등의 주요 극장과 협력해 이들 권역 안무가의 작품 제작을 지원한다. 김 단장은 "세계적 무용단이 된 피나 바우슈 무용단은 독일 베를린이 아닌 부퍼탈을 기반으로 한다"며 "지역 예술가를 지원하는 '국립 안무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