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대장주 온다…두산로보틱스 사상 첫 '따따블' 상장 가능할까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첫 '따따블' 상장(상장 첫 날 공모가 400% 수익률)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로봇 테마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련 종목들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두산로보틱스가 로봇 대장주라는 점과 유통물량이 적은 품절주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상장 초반 상당한 변동성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19일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공모가 예상 범위는 2만1000~2만6000원이다. 수요예측 결과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상장 시가총액은 1조6800억원이 된다.
시장의 관심은 상장 첫날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어디까지 가느냐다. 상장주식의 가격제한폭은 전날 종가의 70~130%(상승률 30%, 하락률 30%)지만 상장 첫날은 예외적으로 공모가의 60~400%까지 가격제한폭이 확대된다. 공모가가 2만6000원으로 정해질 경우 매수세가 쏠리면 주가는 상장 첫날 하루만에 최고 10만4000원까지 갈 수 있다. 시가총액은 6조7200억원까지 상승한다.
두산로보틱스가 상장 첫날 공모가 400%를 달성하면 이는 규정 변경 이후 첫 사례가 된다. 기존에는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90~200% 범위에서 정해지고 장이 열리면 다른 종목과 같은 상·하한가가 적용됐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가 되고 개장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면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260%로 시장에선 이를 소위 '따상'(따블 상한가)으로 불렀다.
상장 이후 따상을 기록하는 종목들이 늘면서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26일부터 공모가의 상장 첫날 가격폭을 확대했다. 규정 개정 이후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필에너지다. 지난 7월14일 공모가 3만4000원에 상장한 필에너지는 첫날 11만4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의 337%(수익률 237%)를 기록했다. 장중 최고 13만2000원까지 올라 공모가의 400%(13만60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고평가 논란도 나오지만 현재 상장 로봇기업 중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비교하면 두산로보틱스도 충분히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성과 함께 삼성전자의 투자로 주목을 받으면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16.8% 올랐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9억원, 영업손실은 233억원인데 반해 현재 시가총액은 4조908억원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도 적자(상반기 영업손실 99억원)인건 마찬가지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237억원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3배 이상이다. PSR(주가매출액비율)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면 레인보우로보틱스보다 높은 시가총액도 정당화할 수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4%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협동로봇 기업"이라며 "시장 선점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초기 유통주식수가 적은 품절주라는 점도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첫날 유통가능 주식은 약 1600만주로 전체 상장주식의 24.77%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서 보호예수 신청을 한 기관이 늘수록 유통주식수는 이보다 더 줄어든다. 만약 모든 기관이 보호예수를 한다고 가정하면 유통주식 비중은 10%대 초반까지 떨어진다.
상장 초기 단기에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두산로보틱스의 적정 기업가치를 1조9000억원(목표주가 2만9000원)으로 산정하기도 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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