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클 폭발하자 말리러 앞장선 외인 품격' MVP 자격 충분했다, 또 '30홈런' 신흥 거포까지 모두 승자였다

김우종 기자 2023. 9. 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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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KT 쿠에바스. /사진=KT 위즈 제공
KT 쿠에바스. /사진=KT 위즈 제공
KBO 리그 8월 MVP의 영광은 KT 위즈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3)에게 돌아갔다. 특히 쿠에바스는 지난주 LG 트윈스와 홈 경기 도중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하자 누구보다 앞장서며 선수들을 다독이는 품격을 보여줬다. 그리고 비록 MVP를 수상하지 못했지만, 또 한 명의 승자가 있었다. 바로 팬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지지를 받은 '신흥 거포' 한화 이글스의 노시환(23)이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1일 쿠에바스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8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쿠에바스는 기자단 투표 총 30표 중 무려 25표(83.3%)를 획득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비록 팬 투표에서는 총 39만 207표 중 2만3562표(6%)로 총점 44.40점에 그쳤지만, 결국 기자단의 지지와 함께 총점 44.69점을 기록하며 개인 첫 번째 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KT 위즈 소속 선수가 월간 MVP를 수상한 건 지난 2021년 9월 투수 고영표 이후 약 2년 만이다.

쿠에바스는 8월 한 달간 5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0이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쿠에바스는 자신이 등판 5경기에서 전부 7이닝 이상 책임지며 에이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증명했다. 또 8월에 등판한 5경기 중 3경기에서는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8월 2일 SSG전과 8월 15일 두산전, 그리고 8월 20일 한화전에서 모두 7이닝 무실점 쾌투에 성공했다. 나머지 두 경기인 8월 8일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 8월 27일 롯데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각각 호투하며, 8월 전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탈삼진 역시 이닝 당 평균 1개가 넘는 37개를 작성하며 이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다.

또 쿠에바스는 자신이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기록하며 다승 부문에서도 1위에 자리매김했다. 8월에만 5승을 수확한 쿠에바스는 시즌 8승 0패를 기록 중이다. 이제 패배 없이 2승 이상을 기록한다면 10승 이상 기록 선수에게 수여되는 승률상을 '100% 승률'로 노려볼 수 있다.

2021년 11월 14일 두산 베어스와 2021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투하는 KT 쿠에바스의 모습. /사진=KT 위즈 제공
KT 쿠에바스. /사진=KT 위즈 제공
사실 쿠에바스는 KBO 리그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2019년 KT에 입단한 쿠에바스는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통산 82경기에 출장해 33승 23패 평균자책점 3.89를 마크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2019년에는 13승을 거둔 뒤 2020년 10승으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이어 2021년에는 정규 시즌에서 9승을 챙긴 뒤 삼성 라이온즈와 페넌트레이스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에 막중한 임무를 안고 선발 등판했다. 그리고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3볼넷 무실점의 최고투를 펼치며 팀을 정규 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 베어스와 1차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 7피안타 8탈삼진 1실점(1자책) 쾌투와 함께 기선 제압에 앞장섰고, 마침내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그런 쿠에바스가 2022시즌 2경기에서 1승만 챙긴 뒤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당시 KT를 떠나면서도 완전한 이별은 아니라면서 팀원들과 각별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KT로 돌아올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시작을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보 슐서(1승 7패 평균자책점 5.62)가 부진하면서 외국인 투수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결국 KT가 다시 쿠에바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KT 입단 전까지, 올 시즌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 시티 다저스에서 뛰었던 쿠에바스였다. 몸 상태와 경기 감각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결국 KT가 총액 45만 달러(약 5억 8000만원)를 지불하며 재영입에 성공했다. 중도에 합류했지만, 성적은 가히 역대급이다. 올 시즌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무패 평균자책점 3.09, 84⅓이닝 동안 79피안타(3피홈런) 16볼넷 74탈삼진 29실점(29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3, 피안타율 0.248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 투구는 10차례에 달한다.

특히 쿠에바스는 이미 한국 무대를 경험했기에 적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팀에도 잘 녹아들며 다시 KT 마운드를 이끌었다. 지난 7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는 9회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자 더그아웃을 재빨리 박차고 나왔다. 이어 화가 날 수밖에 없었던 박해민을 향해 먼저 다가간 뒤 가슴을 두드리며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이방인이었지만, 상대 선수의 심정을 배려하는 에이스의 품격이 느껴진 장면이었다. 결국 덕분에 아무런 불상사 없이 벤치클리어링이 마무리됐다.

쿠에바스가 MVP로 선정되는 게 마땅했지만, 팬심은 또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또 다른 승자는 바로 한화 이글스는 물론,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거포 노시환이었다. 노시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1표에 그쳤다. 그렇지만 팬 투표에서 무려 17만 674표를 획득하며 45%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총점은 23.54점으로 쿠에바스에 이어 2위였다. 노시환은 8월 한 달간 2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4(82타수 20안타) 24타점 15득점을 기록했는데, 무려 홈런을 8개나 터트렸다. 앞서 4월에 2개, 5월에 7개를 친 뒤 6월과 7월에 각 6개를 때려냈던 노시환의 꾸준한 거포 본능을 볼 수 있는 기록이었다. 월간 홈런과 타점 1위도 노시환의 몫이었다. 노시환은 올 시즌 1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467타수 142안타) 30홈런 96타점 77득점 66볼넷 105삼진 장타율 0.563 출루율 0.393 OPS(출루율+장타율) 0.956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앞서 7월에도 생애 첫 월간 MVP의 수상을 안았던 노시환은,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노시환(오른쪽)
노시환.
노시환.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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