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뚝 떨어졌는데 배당까지 줄이나…개미들 KT 탈출 '러시'
국내 대표 고배당 통신주인 KT가 부침을 겪는다.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악재는 해소됐으나 배당 정책 변화 예고로 투자자들은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증권가에서도 KT의 추가적 하락에 대비하라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KT는 전 거래일보다 1150원(3.55%) 내린 3만1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초부터 KT의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내홍이 계속되면서 주가도 지지부진했다.
구현모 전 KT 대표가 물러난 후 KT는 지난달 말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KT의 체질 개선과 장기 성장 비전 등을 밝히는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ICT 역량을 키우면서 당장의 매출과 당기순이익 규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게 목표라고 김 대표는 밝혔다.
그렇지만 시장이 주목한 건 김 대표가 언급한 향후 KT의 주주 환원 정책이다. 김 대표는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금을 발 빠르게 투입하는 동시에 배당 정책에 손을 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간 KT는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고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단기적 이익에 목매지 않고 DPS(주당배당금)을 성장시키는 전략을 쓴 것. KT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은 7638억원으로 전년보다 22.89% 줄었으나 현금배당금 총액은 5018억원으로 같은 기간 11.42% 늘었다. 배당성향도 50% 이상을 유지해왔다.
김 대표는 이제껏 시행했던 KT의 배당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시사했다. 기자간담회에 같이 출석한 김영진 KT 재무실장도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 환원 정책은 사실상 작년 말로 끝났다"며 "신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 환원 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은 경영·배당 정책의 변화가 KT의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진 몰라도 배당 투자자의 이탈을 유발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T에 대한 목표주가를 4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내렸지만 주가가 2만5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는데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읽힌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장기 성장성을 추구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는 높이 평가할만하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장기 성장성 추구에 환호하기보다는 당장의 배당 감축 가능성에 걱정을 표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 악재로 보인다"고 평했다.
그는 현 상황이 2014년과 유사하고 설명했다. 황창규 전 KT 회장이 취임했던 2014년 이후 KT는 놀라운 실적 향상을 보여줬지만 배당은 줄었다. 주가도 단기 급락 후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다가 한참 후에야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KT가 대규모 인력 감축 등을 시사하진 않았지만 배당 정책이 변화한다면 고배당을 노렸던 투자자들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추가 하락 위험성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 대표 선임으로 'KT 대표 선임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들어 대표 선임 문제가 불거지며 주가가 3만6000원선에서 2만8000원선까지 내려왔는데 이제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임 대표는 ICT 전반에 걸친 경험이 풍부해 KT에 대한 이해도도 높을 것"이라며 "(대표이사 선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주가 반등을 기대한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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