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종섭 국방장관 탄핵소추 추진···개각 전 선제공격 나서나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이 탄핵 추진을 통해 선제 공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국방부 장관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민주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탄핵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했다. 진실을 밝히려 한 해병대 수사단장을 탄압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명령에 항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주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법을 어기고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면서 “(윤 대통령이) 장관을 해임하지 않은 것은 수사 외압이 대통령 지시였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방부 장관 탄핵은 진상규명의 끝이 아닌 시작점이 될 것”이라면서 “탄핵을 시작으로 특검을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사병 생명도 지키지 못하고, 진실마저 은폐하는 장관을 감싸는 게 집권여당이 할 도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장관 탄핵이 ‘안보 공백’ 이라며 또다시 국민 겁박에만 앞장선다”면서 “수사 보고서 결재를 확신을 갖고 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장관, 사병 안전은 나몰라라 구명조끼도 없이 급류에 들어가게 한 사단장, 지금 대한민국 ‘안보 공백’을 누가 초래하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당론 발의로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12일 열리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이번주 중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발의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다른 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자 선제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소추된 사람, 즉 이 장관의 권한 행사는 정지된다. 또 임명권자가 소추된 사람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소추된 사람을 해임할 수 없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순순히 꼬리를 숨기게 놔두지 못 하게 하는 방법들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방법 중에 하나가 탄핵”이라고 설명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 외압 의혹에 대한 해명은커녕 꼬리 자르기로 응답한 윤석열 대통령이 자초한 탄핵”이라면서 “정의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해 온 야당으로서 장관 탄핵 등 의혹의 실체 규명을 위해 정치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방부가 진실을 완전 은폐하기 전에 합당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은 국회 표결과 헌법재판소 판결에 기대어 시간 끌지 말고 즉각 경질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방부 장관은) 한 순간도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라면서 “탄핵 사유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구체적 증거 없이 탄핵 추진한다는 자체가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가 읽힌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탄핵이 습관적으로 나오는데 민주당이 앞으로는 집권 여당이 될 생각이 없는 모양”이라면서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09111647011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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