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어제 저녁 열차로 러 향해 출발...느린 속도로 이동”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러시아를 향해 평양을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12일 러ㆍ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소식통은 11일 “김정은을 태운 열차가 10일 오후부터 천천히 북동 국경 지역으로 이동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우 느린 속도로 천천히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외부에 이동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낮 시간대는 이동을 피하고 저녁 시간대를 택해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중간 중간 도중에 쉬어가면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정보당국에 열차 이동 동향이 노출된다는 걸 알고 있지 않겠느냐”며 “의도적으로 천천히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동향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나 한미 정보 당국은 김정은이 이미 10일 오후 평양을 출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에 언제 도착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이르면 12일 러ㆍ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9년 4월 김정은 방러 당시 ‘새벽기차’로 러시아를 향해 출발한 사실만 공개했고 구체적 시간은 함구했었다. 당시 함흥 지역에서 ‘새벽열차’를 탄 김정은이 러시아 하산 지역에 도착한 건 오전 10시40분쯤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2019년 당시 함흥에서 하산까지 약 10시간 정도 걸린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번엔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북측 선로 구간이 얼마 전 폭우가 심했던 지역”이라며 “철로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안전을 우려해 아주 천천히 이동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19년 4월 북러정상회담 이후 4년만의 일이다. 러시아 측은 이번 동방경제포럼(EEF)에 북한 대표단 참석 사실만 공개했을 뿐 대표단 구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EEF에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RTVI가 전했다. 지난 10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한 EEF는 오는 13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김정은의 전용열차가 지나가는 길목이자 북러 접경지인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레드카펫이 깔리는 등 외빈 맞이 준비가 진행중인 동향이 외신 매체를 통해 전해진 상태다. 김정은은 2019년 방러 당시에도 기차로 하산역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었다.
러시아 현지 매체도 김정은의 방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기관의 한 소식통은 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지역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의 러시아 도착 장소 및 시간 등 구체적 정보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다른 지역 정부 기관의 한 관계자도 “우리는 오랫동안 김정은의 방문을 준비해왔다”며 러시아가 김정은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국방부는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만약에 방문하게 되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달 초 미 뉴욕타임스(NYT)는 자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10~13일 EEF 기간 김정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무기 거래 문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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