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항공굴기'…美·EU 선점한 항공시장에 도전장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3. 9. 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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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자체개발 중형 여객기 C919 주문량 1,061대
소형 여객기 ARJ21는 인도네시아 수출 성공
중.소형 이어 대형 여객기 자체개발도 진행중
핵심부품 미국.EU 의존…아직 '반쪽' 항공굴기
지난 5월 28일 첫 상업 비행을 시작한 C919. 신화사 제공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선점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여객기의 주문량은 이미 2천여대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엔진을 비롯한 핵심 부품은 미국 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등 아직 중국이 항공시장에 강력한 도전자로 나서기에는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형·중형 여객기 이미 운항…대형도 개발중


중국 정부의 지원하에 설립된 국영 항공사 중국상용항공공사(COMAC) 허둥펑 회장은 10일 상하이에서 열린 푸장 혁신포럼에서 자사의 중형 여객기 C919 주문량이 1,061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중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상용 비행 허가를 받은 C919는 지난 2006년 연구 개발에 착수해 16년 만에 개발에 성공한 중국산 여객기다.

C919은 5,550km의 비행 거리에 156~192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는 중형 여객기로 현재 동방항공이 상하이 훙차오~청두 톈푸, 훙차오~베이징 서우두 노선에서 2편을 운항하고 있다.

COMAC 측은 C919를 주문한 항공사의 국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량 중국 항공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이 소식을 전한 관영매체들도 C919의 해외수출 여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운항실적이 쌓여 안전성이 담보될 경우 역시 중국이 자체 개발한 소형 여객기 ARJ21와 마찬가지로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ARJ21은 COMAC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소형 여객기(좌석 78~90개)로 지난 2016년 6월부터 운항을 시작해 현재 112대가 운항 중이다. 그동안 실어나른 승객도 일찌감치 1백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지역항공사 트랜스누사항공이 운항하는 자카르타-덴파사르(발리 섬) 노선에서 첫 해외 상업 비행을 시작하는 등 해외 수출에도 성공했다.

ARJ21은 아직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체 안전성을 증명하는 '형식인증'을 획득하지 못해 해외 진출에 제약이 있지만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판로개척에 나서고 있다.

펑파이 등 현재매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ARJ21 주문 건수는 775대다. C919 주문 건수까지 합치면 모두 1,836대로 중국산 여객기 주문 대수는 조만간 2천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COMAC은 대형 여객기 C929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초기 개발이 진행중인 C929은 좌석 수 250~350개, 최대 비행 거리 12,00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항공우주잡지 '항공지식' 편집장인 왕야난은 "대형 항공기 프로젝트는 국가의 산업 및 기술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고 민간 항공 부문의 산업화를 촉진하며 글로벌 항공 제조 가치 사슬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반쪽자리 항공굴기…미·EU 벽 넘어야


그러나 항공기의 심장인 엔진 등 핵심부품은 여전히 미국과 EU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항공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겠다는 중국의 '항공굴기'는 아직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C919의 엔진은 프랑스 회사인 샤프란으로부터 들여오는데 이 회사는 미국 GE와 오랜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다시말해 미국과 EU의 영향력 내에 있는 기업의 도움이 있어야 C919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항공기 엔진 개발 업체인 중국항공엔진그룹 산하 리밍 엔진조립공장 직원들에게 보낸 답장에서 "중국 항공기가 더 강력한 '중국의 심장'을 사용하도록 하고 항공 강국 건설과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ARJ21 처럼 미국과 유럽에서 '형식인증'을 받지 못하면 해외 취항이 어렵다는 점에서 아무리 가성비가 뛰어난 여객기를 개발하더라도 국내용에 머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의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선점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산 여객기 운항을 호락호락 승인해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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