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만들어주세요”…K편의점·마트 달려가는 ‘이 나라’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9. 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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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현지 매장 600호점 육박
유통업계 점포 확장 경쟁 치열
키즈카페 등 한국 트렌드 담아
중앙아시아 진출 교두보 활용
몽골 현지 고객이 몽골의 서클 그룹이 운영하는 할인점 ‘오르길’ 매장에서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출처=홈플러스]
CU·GS25 편의점과 대형마트인 이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대표 유통 기업들이 잇달아 몽골 시장에 깃발꽂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몽골 전체 인구는 330만명으로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35세 미만 젊은층 비중이 60%가 훌쩍 넘을 정도로 소비 활동 인구가 많다. 이들이 한국 콘텐츠와 문화에 우호적인 것도 국내 유통 기업들의 몽골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다. 국내 유통사들은 몽골을 교두보 삼아 중장기적으로 중앙아시아 진출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몽골 현지에 운영 중인 한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프랜차이즈 매장은 현재 600여개에 육박한다. 가장 많은 곳은 편의점이다. 몽골 현지 진출 4년만에 최근 500호점을 넘었다.

2018년에 몽골에 처음으로 진출한 CU는 올해 초 300호점의 신규 점포를 낸 이후, 지난달 말 기준 336호점까지 키웠다. GS25도 2021년에 몽골에 첫 발을 디뎠고, 지난달 말 기준 231호 점포까지 빠른 확장세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이달 4호점 문을 새로 열었고, 뚜레쥬르는 1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몽골 시장은 최근 1인당 GDP 소득이 1만2000달러를 넘어섰고,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8%를 기록하며 성장세가 가파르다. 출산율도 지난해 2.90명으로 인구 증가 속도도 빠르다.

국내 유통 기업들은 수도 울란바토르가 소비 인구는 많지만, 소비할만한 채널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2016년 1호점을 낼 때만 해도 몽골 수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소비할만한 소매 채널 자체가 전무한 수준이었다”며 “저출산 여파로 국내 성장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도 몽골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로 눈을 돌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달 초 4년만에 개장한 4호점은 ‘한국 쇼핑 문화’라는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다놓기 위해 애쓴 점포다. 올해 5월 재단장해 개장한 인천 연수점의 매장 공간 구성부터 입점한 임대매장까지 그대로 본땄다. 프랜차이즈 식당과 푸드코트에 키즈카페도 매장 안에 문을 연다. 체험형에 방점을 두고 온 가족이 와서 장보고 먹고 놀수 있도록 한 한국의 트렌드를 담은 것이다.

홈플러스도 현지 기업인 서클 그룹과 계약을 맺고, 울란바토르 지역 14개 매장에서 자사의 PB 브랜드인 ‘홈플러스 시그니처’ 상품 200여종을 팔기 시작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2019년부터 몽골 1위 유통사인 노민홀딩스와 PB 상품 공급 계약을 맺고 상품을 납품 중이다.

편의점 업계가 몽골에서 나타내는 무서운 성장세는 K편의점 특유의 한국식 상품을 그대로 몽골에 들여온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떡볶이, 호떡, 어묵, 즉석라면 등 즉석조리식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했고, 현지 MD는 한국식으로 만든 소불고기 김밥, 제육김밥, 참치마요 삼각김밥 등을 기획했다.

특히 CU의 즉석 원두커피인 ‘GET커피’는가 하루 평균 200여잔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자, 몽골에서는 라떼를 찾는 고객들이 더 많다는 점에 착안해 해외수출 전용 자체브랜드(PB) 상품인 ‘GET 카페라떼’를 내놓기도 했다. GS25도 몽골의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해 한국식 치킨 PB 상품인 ‘치킨25’를 판매한다. GS25 측은 “K편의점 히트상품을 몽골의 식육문화에 이식해 현지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몽골에서 인정받는 유통 기업은 몽골을 교두보 삼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영토를 더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매력적인 나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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