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라면값 언제 올랐어?”…‘꼼수 인상’에 명절 앞둔 주부들 비명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3. 9. 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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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치보며 스리슬쩍 올려
서울우유 비요뜨 27% 인상
라면 신제품 가격 50% 껑충
서울시내 한 편의점의 우유 매대. <최재원 기자>
정부의 물가안정을 위한 가격 인상 자제 압박에 동조 움직임을 나타내던 식품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꼼수 인상’ 움직임을 보여 눈총을 사고 있다. 대표 제품 가격은 최대한 가격을 덜 올리지만 비핵심 제품 가격을 크게 높이거나, 기존 제품을 일부 보완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50% 안팎 껑충 높이는 방식이다.

1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편의점에 출고되는 흰우유 1ℓ 제품 가격을 종전 3050원에서 다음달 1일부터 3200원으로 4.9% 올린다. 하지만 흰우유 1.8ℓ 제품은 5550원에서 6200원으로 11.7%나 인상한다. 흰우유 200㎖ 가격도 종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오른다.

초코·바나나맛 등 가공유와 요거트 가격도 크게 오른다. 300㎖ 가공유는 종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인상하고, 비요뜨는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나 오른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한 가격 통제 기준으로 삼는 1ℓ 우유 제품 가격은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지만, 그 밖의 제품은 10% 안팎으로 가격을 껑충 높인 것이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7월 잠정 합의한 ‘용도별 원유 기본가격 인상안’을 확정했다. 확정한 음용유용 원유 기본가는 ℓ당 88원(8.8%) 오른 1084원, 가공유용 원유 기본가는 ℓ당 87원(10.9%) 오른 887원이다. 낙농가의 요구로 원유 가격이 10% 안팎 올랐지만, 정부 압박에 서울우유는 ‘흰우유 1ℓ 제품의 출고가를 약 3%만 인상해 대형할인점 기준 소비자가격이 3000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식품 물가 인상 조짐이 나타나자 지난 8일 식품·외식업계 22개사를 불러 물가안정 간담회를 열었지만, 앞서 3% 인상안을 발표한 서울우유는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지난 6월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가격 인하 발표를 잇달아 내놨던 라면 업계도 최근 기존 제품을 일부 변형한 신제품을 내면서 가격을 확 높이는 방식으로 꼼수 가격 인상을 벌이고 있다. 농심이 지난달 14일 한정판으로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의 가격은 1500원으로 기존 신라면(950원)보다 57.9%(550원)나 가격이 뛰었다. 비슷한 시기 오뚜기가 내놓은 ‘마열라면’ 가격도 1500원으로 기존 열라면(950원)보다 57.9% 올랐다. 삼양식품의 신제품 ‘맵탱’ 역시 1300원으로 기존 삼양라면 매운맛(910원)보다 42.9%(390원) 가격이 상승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규 출시된 라면 제품들은 기존 제품에 일부 원료를 추가하거나 매운맛을 강화한 정도”라면서 “정부의 무리한 가격 통제가 결국 식품기업들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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