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지존’ 오지환 앞에서 보여줬다, 박찬호가 시상식의 진지한 경쟁자가 됐음을

김태우 기자 2023. 9. 11. 1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는 KIA 박찬호 ⓒ곽혜미 기자
▲ 여전한 기량으로 골든글러브 수성을 노리는 LG 오지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0년 이후 KBO리그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키움 판이었다. 강정호가 2010년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에 이어 2012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인 2014년까지 3년을 내리 따냈다.

강정호가 떠난 이후 김재호(두산)가 2015년부터 2016년, 그리고 김선빈(KIA)이 2017년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강정호의 팀 후계자인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다시 이 분야를 평정했다. 김하성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2021년은 그 김하성의 후계자인 김혜성(키움)이 수상자였다.

지난해 이 구도에 균열을 일으킨 선수가 바로 오지환(33‧LG)이다. 그간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고배를 여러 차례 마셨던 오지환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자신의 전성시대를 알렸다. 오지환은 지난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전체 313표 중 246표를 얻어 수상자로 등극했다.

표를 더 받았어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었다. 오지환은 지난해 142경기에 나가 타율 0.269, 25홈런, 87타점, 2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7의 빼어난 공격 성적을 거뒀다. 리그 평균보다 득점 생산력이 40% 가까이 좋았다. 20-20이라는 상징적인 타이틀도 있었다. 여기에 수비는 이미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온 터였다. 선수로서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만큼 골든글러브 롱런도 기대를 모았다.

올해도 오지환의 성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102경기에서 타율 0.273, OPS 0.771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떨어진 성적이지만 유격수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수비는 자타공인 최고다. 브랜드가 확고하다. 그런데 올해는 수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유일한 경쟁자였던 박성한(SSG)도 추격하고 있지만, 박찬호(28‧KIA)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그간 수비와 주루에서는 인정을 받았던 박찬호다. 리그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공격에서는 생산력이 리그 평균 이하였다. 장타가 많지 않은 선수인데 타율도 그렇게 높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오지환과 결정적인 차이였다. 그런데 올해는 공격에서도 약점을 지워가면서 어느덧 오지환과 대등하게 싸워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 박찬호는 올해 공격 생산력을 끌어올리며 완전체 유격수를 향한 걸음을 내딛었다 ⓒ곽혜미 기자
▲ 공수에서 여전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오지환은 도전자의 추격을 막아서야 한다 ⓒ곽혜미 기자

박찬호는 시즌 114경기에서 타율 0.304, 3홈런, 48타점, 29도루, OPS 0.745를 기록 중이다. 득점 생산력도 리그 평균 이상으로 올라왔다. 오지환이 부상으로 결장한 시기가 있어 누적 성적에서는 앞서 가는 양상도 있다. 수비도 시즌 중반 잠깐 크게 흔들렸던 시기를 빼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두 선수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11일 현재 박찬호의 WAR은 3.54로 오지환(3.33)을 소폭 앞선다. 3위 박성한(2.75)과도 꾸준하게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투아이’의 WAR 집계애서도 박찬호가 3.35, 오지환이 3.24, 박성한이 2.87로 1~3위 순서는 유지된다. 박성한은 아시안게임에 가야 하는 만큼 누적 성적을 쌓기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결국 박찬호 오지환의 싸움이다.

두 선수 모두 특별한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한다면, 현재 페이스로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결국 남은 기간 중 누가 더 힘을 내느냐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두 선수는 8일부터 10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4연전(9일 더블헤더 포함)에서 나란히 좋은 활약을 했다. 박찬호는 오지환이라는 산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다. 반대로 오지환 또한 2년 연속 수상의 ‘경쟁자’이자,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을 법했다.

오지환은 4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에 5타점을 기록하며 챔피언의 명성을 보여줬다. 4경기 OPS는 0.975였다. 박찬호도 만만치 않았다. 4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에 2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에서 활약했다. 9일 더블헤더 1경기에서는 고우석을 상대로 결승타를 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골든글러브 판도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두 선수의 싸움은 시즌 끝까지 치열하게 이어지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 유격수 골든글러브 판도에 도전장을 내민 박찬호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