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생성형 AI로 만든 이모티콘 입점 제한 유지
카카오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된 이모티콘의 카카오톡 입점을 계속 제한하기로 했다. AI가 만든 생성물이 기존 창작자들의 생태계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1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6일 경기도 성남 판교아지트에서 이모티콘 창작자들을상대로 생성형 AI 설명회를 열고 “단기적으로는 AI 기술 활용 이모티콘의 입점을 계속해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소속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이모티콘을 수용하는 것에 대해 기회 요인(창작 생산성 향상과 소비자 선택권 증진, 기술이 부족한 창작자들의 유입에 따른 창작 활동 증가 등)과 위험 요인(창작자와 제삼자에 대한 권리 침해, AI 이모티콘이 인간 이모티콘으로 오인됨에 따른 카카오에 대한 신뢰 훼손, 인간성에 대한 침해, 다양성의 감소 등)이 공존한다고 봤다. 하지만 “현재 기술·시장 상황과 제도적 환경을 고려하면 위험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AI 생성물이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기존의 창작자 생태계를 훼손할 위험이 있어 AI 생성물을 법적 보호 대상이 되는 저작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논거로 제시됐다.
동시에 연구진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모티콘의 수용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지속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는 단서를 달아 향후 정책 변경 가능성도 열어놨다.
또 생성형 AI 기술을 수용할 경우 창작자들의 AI 활용 능력 제고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고, 이 경우 AI 생성물에 관한 투명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앞서 올해 초 카카오는 몇몇 창작자들로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이모티콘의 카톡 입점 제안을 받았다. 당시 카카오는 AI와 관련한 창작성과 저작권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AI로 만든 이모티콘의 카톡 입점을 잠정 제한키로 결정했다. 이어 카카오는 창작자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인공지능법학회 소속 연구진들에게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협력을 요청했다.
카카오 측은 “정책 방향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한 결과로, 창작 생태계를 지탱하는 창작자와 외부 전문가와의 협의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가 2011년 이모티콘 서비스 시작 이래 지난 4월까지 누적 10억원 이상 매출을 낸 이모티콘은 116개,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경우는 1852개다. 올해도 이모티콘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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