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은 '웅장'…밟는 순간 "불곰의 탈을 쓴 치타다"
6~7인승 대형 전기 SUV
육중한 차체에도 가속성 일품
2·3열 시트 구성 4종 선택가능
1회 충전거리 최대 501㎞지만
각종 사양 사용하면 다소 줄어
화제의 신차 기아 EV9(어스 트림 4WD)을 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기아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획기적인 차량 중 하나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라 자신한 차. 좌석이 3열까지 있어 시트 구성에 따라 7명까지 탈 수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중 보기 드문 전기차(EV). 유럽에 출시하기도 전에 독일 올해의 차 최종 후보(럭셔리 부문)에 오른 차.
외관은 글로 표현하기보다 사진·영상·실물로 보는 게 낫지만, 쉽게 표현하자면 그냥 웅장하다. 앞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뒤에서 봐도 크고 웅장하다.
주차장에서 보면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보다 크고, 기아 카니발과도 비슷한 사이즈로 느껴진다. 수치로 보면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길이 4995㎜·폭 1975㎜·높이 1750㎜, 기아 카니발이 길이 5155㎜·폭 1995㎜·높이 1775㎜, EV9(어스 기준)이 길이 5010㎜·폭 1980㎜·전고 1755㎜다. 숫자로 보면 팰리세이드에 가깝지만, 디자인으로 웅장함을 증폭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 큰 차가 전기차다 보니 경쟁력이 남달라진다.
어떤 느낌이냐면 치타처럼 가볍고 빠른 커다란 불곰 위에 올라탄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정숙(靜肅)한 불곰 말이다. 육중한 차를 몰면서 가속성과 스피드와 조용함을 느낀다. 이것이 대형 전기 SUV만이 가진 장점이다. 21인치 타이어 장착 4WD 모델은 최고출력 283㎾·최대토크 600~700Nm의 성능을 뽐낸다.
다음으로 내부. 운전석은 운전대(스티어링 휠) 바로 옆에 있는 칼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 인포테인먼트·공조 통합형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크게 인상적인 부분이 없었다. 다만 운전자와 보조석에 앉은 사람이 알아야 할 것은 EV9 앞좌석 곳곳에 재활용 플라스틱,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바이오 페인트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EV9의 진가는 2·3열에 있고, 그 중심에 4종에 달하는 시트 구성이 있다. 2·3열을 통로로 이동할 수 있는 '6인승 기본 시트', 2열을 앞뒤로 움직이거나 180도 회전해 3열과 마주 볼 수 있는 '2열 스위블 시트', 2열에 앉은 사람이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앉은 것처럼 편히 쉬면서 마사지도 받을 수 있는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그리고 2·3열 이동통로 대신 좌석을 설치한 '7인승 기본 시트'가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옵션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2열 스위블 시트를 택하면 3열 다리 공간을 꽤 많이 확보할 수 있으며 3열 좌석도 뒤로 많이 젖혀져서 안락하다. 2열과 3열에도 독립 공조 시스템과 확산형 루프 에어벤트가 있어 에어컨 바람을 조절할 수 있으며 컵홀더까지 있어 타면 탈수록 편리한 발견을 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 아래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에코 △노멀 △스포츠 등 하나의 주행모드를 택할 수 있다. 전기차답게 모드 변경에 따른 변화가 커서 운전하는 즐거움도 배가된다. 주행 환경을 오토·눈·진흙·모래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는데 시승은 오토로만 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501㎞(19인치 타이어 2WD 모델 기준)다. 한번 충전하면 엄청나게 오래 탈 것 같지만, 신나게 주행을 즐기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각종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사용하다 보면 꼭 그렇진 않다. 가격은 7337만원(에어 2WD)부터 8169만원(어스 4WD)까지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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