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다쳤다" 고소압박에 숨진 용인 교사…경찰, 해당 학부모 조사

참고인 신분…경찰, 추후 학교 관계자 등도 조사

4일 오후 경기 용인시의 한 고등학교 앞에 마련된 체육교사 A씨의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지난 3일 체육교사 A씨가 학부모로부터 피소된 뒤 극단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2023.9.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성남=뉴스1) 유재규 기자 = 형사고소의 압박감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용인 고교교사 사건에 대해 해당 교사를 고소한 해당 학부모를 경찰이 불러 조사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참고인 신분으로 학부모 A씨를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체육교사 B씨(60대)가 재직하는 고교 내 자신의 자녀가 체육수업 도중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지난 7월 과실치상 혐의로 B씨를 고소한 당사자다.

수업도중, 한 남학생이 던진 공에 A씨의 자녀가 맞아 망막 등 심한 부상을 당했는데 A씨는 '학생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B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A씨를 소환해 당시 B씨와 해당 사고에 대해 어떤 대화를 나눴으며 선처를 바란다는 B씨의 뜻을 저버린 구체적인 이유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후 B씨의 같은 고교 내 동료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가질 예정이다.

B씨가 숨졌을 때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경찰이 최근 포렌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렌식 결과, A씨는 8월 하순까지 B씨에게 여러차례 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은 이날 출입기자와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B씨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통화를 몇차례 한 사실은 있으나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는 부분은 특별히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B씨의 유서와 관련해서도 경찰은 "민원을 제기했다는 내용은 없고 주로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담긴 내용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26일 B씨는 수업도중 장염으로 배탈을 앓아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 A씨 자녀가 다치는 안전사고 문제가 발생했다.

심적고통을 가족에게 호소하던 B씨는 지난 2일 오전께 외출했으나 귀가하지 않자 가족들이 이튿날 오전 9시3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35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청계산 등산로 초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A씨의 고소사건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했던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B씨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고소 사건을 종결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