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구역’ 달성습지 일대서 불꽃놀이…“야생동물에 치명적”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대구 달성습지 일대에서 지난 9일 밤 불꽃놀이가 열려 논란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대구 달성습지 일대에서 때아닌 불꽃놀이가 열려 논란이다.

지난 9일 저녁 사단법인 금호선유문화연구보존회는 달성습지 일대인 달성군 강정고령보 디아크 광장에서 ‘2023 금호선유문화제’ 열면서 가요제와 불꽃놀이를 했다. 불꽃놀이는 디아크 광장에서 금호강을 향해 밤 9시께 5∼7분가량 이어졌다.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내륙 습지로 대구시 달서구·달성군, 경북 고령군에 걸쳐 17만8043㎡(53만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도심 습지다.

대구시는 달성습지를 지난 2007년부터 야생생물 보호구역, 습지 보호 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가 발표한 ‘2022 달성습지 생태모니터링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보면 삵, 수달, 큰고니, 등 법정보호종 10종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11일 성명을 내어 “달성습지는 희귀 야생 동·식물의 보고다. 수달, 삵 등의 서식처이자 집이다. 화려한 빛과 엄청난 소음을 자랑하는 불꽃놀이는 야생 생물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자체가 나서서 보호해야 할 자연 습지 앞에서 어떻게 불꽃놀이를 계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달성군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디아크 광장을 관리하는 낙동강보관리단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달성군 등 관계 기관의 협조 요청이 와서 시설 사용을 승인했다. 달성습지가 보호 구역인 점을 고려해 행사 계획 단계부터 면밀히 검토했어야 하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달성군 쪽은 “행사는 금호선유문화연구보존회가 주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