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기자의 '쿠키런 브레이버스' 찐 후기

최은상 기자 2023. 9. 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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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카드풀에서도 조정의 여지와 상황의 변수 많아, 다양한 즐거움 선사

데브시스터즈 트레이딩 카드게임 신작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에 깜짝 놀랐다. 부스터 팩도 발매되지 않은 단순 스트럭처 환경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스트럭처 환경임에도 재미있다는 의미는 간단하다. 적은 카드풀 내에서도 카드게임 핵심인 전략의 재미를 폭넓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약 100종 이상의 카드가 수록되는 부스터 팩 하나보다 적은 총 73종의 카드풀 내에서도 조정의 여지가 많았고, 고려해야 할 변수도 많다.

게다가 쉽고 간단하다. 각 카드게임의 장점을 영리하게 끌어온 덕분이다. '간단함'으로 호평받았던 요소가 많다. 대중적인 기믹이나, HP 처리 방식, 코스트 처리 등이 대표적 사례다. 세세하게는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익숙한 맛이 난다.

- 역삼 공인 카드숍에서 직접 구매 후 즐겨 본 내돈내산 후기다 

기자는 10년차 TCG 유저다. '유희왕', '포켓몬 카드게임' 그리고 '매직 더 개더링' 등 내로라하는 오프라인 카드게임은 전부 다 해봤고, 지금도 하고 있다. 입상 경험도 꽤 많다. 그렇기에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일정상의 이유로 참가하지 못하게 됐지만, 함께 TCG를 즐기던 이들과 함께 대회 입상을 목적으로 주말 내 연습했다. 연습을 함께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재미는 '플립'과 '트랩'의 변수다.

이 시스템을 채용한 가장 유명한 TCG는 매직 더 개더링의 개발사이기도 한 위저드 오브 코스트의 '듀얼 마스터즈'다. 패에서 코스트 사용할 카드를 내려놓는 '마나 차지' 개념이나, 공격에 대응해서 다양한 효과를 발동하는 '실드 트리거' 등이 그렇다.

쿠키런 브레이버스 스트럭처 환경에서 플립은 드로우와 회복 효과 두 가지가 있는데, 후자의 효과가 주는 파급력이 꽤 강력하다. 카드게임에서의 1턴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한 턴을 버티냐 못버티냐 차이로 승패가 뒤바뀐다. 유저가 '확정 킬'에 연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주된 피드백은 회복 변수를 고려한 확킬을 위해 투자하는 코스트를 조정하는 데 쓰였다. 보통 HP 회복 플립 카드를 60장 중 총 8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트래시와 서포트 에리어에서 카운팅을 하고 확률에 근거한 플레이를 했는지, 트랩을 고려했는지 등 여부가 중요하다.

- 눈에 보이는 체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가령, 적황덱이 사용하는 '마법사맛 쿠키'는 공격 시 브레이크에리어에 있는 쿠키를 트래시로 옮길 수 있는 강력한 카드다. 만약, 1턴을 버티게 되면 +2 만큼 포인트를 회복하니 상대 입장에서는 소환된 다음 턴 확킬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상대 서포트 에리어 내 액티브 된 카드 수와 색을 생각해야 한다. 액티브 카드가 있다면, '옴짝달싹 반죽늪', '강철 태엽 방패' 등의 트랩 대미지 변동까지 신경써야 한다. 여기에 더해 상대 플립에서 회복카드가 나올 수 있는 대략적인 확률를 근거해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말도 안 되는 확률로 연속 회복을 통해 생존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확률에 근거한 카드게임인 이상 어쩔 수 없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적어도 잘하는 사람의 플레이를 보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코스트 투자가 깔끔하고 정확하다. 중요한 것은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렸느냐다.

시스템적으로 정말 쉽고 간단하지만, 게임의 재미와 변수 두 마리의 토끼 모두를 잡았다. 하수와 고수의 간극을 줄이고자 추가한 플립은 개발진의 의도대로 작동하고 있다. 변수의 즐거움 역시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아니겠는가. 

- 체력 관리와 마나 펌핑 두 가지 행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희대의 사기 카드 

두 번째 핵심은 어드밴티지 조정이다. 특히, 기자의 덱이 과거 하스스톤의 '비취 드루이드'를 연상케 하는 녹적덱이어서 더욱 그랬다. 턴마다 패에서 내리는 코스트를 고려하고, 한정된 자원을 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생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는 마나를 사용하는 카드게임에서 꽤 보편적인 재미다. 괜히 사람들이 '딱뎀딱코'에 희열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소환 시 지불이 아니라, 공격 시 지불이라는 차이로 코스트 관리가 타 카드게임과 다른 양상을 띈다.

하수인(여기서는 쿠키)을 최대 두 마리까지 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환에 코스트를 두는 것이 다소 의미가 없어서 만든 조치일 것이다. 이 덕분에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의 폭도 함께 넓어진다.

- 배틀 에리어 내 약한 쿠키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치워줄 이유가 없다 

스트럭처 환경에서 소환한 쿠키를 능동적으로 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시간 효율 관리부'나 '고대 치유사의 보살핌' 정도다. 생각없이 쿠키를 내다보면 후반에 강력한 쿠키를 못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대미지가 약한 쿠키를 의도적으로 방치해서 상대 코스트와 배틀 에리어 자리를 낭비시킬 수 있다. 포켓몬 카드게임에서 교체 카드를 잡지 못한 상대가 어드밴티지를 불려나가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배틀 포켓몬을 잡지 않는 이유와 동일한 양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스트를 생각하면서도, 상대가 자신의 쿠키를 치워주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도 하며 움직여야 한다. 시스템적으로 단순해서 더욱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아주 좋은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쿠키런 브레이버스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쯤 해볼 가치가 충분한 카드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데브시스터즈가 적절한 운영을 해나간다면 세계적인 카드게임과 견주어도 될 정도로 훌륭한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고밸류 쿠키를 다 쓴 불리한 시점에서 풀피리로 내려온 딸기크라페맛 쿠키의 변수로 승리하기도 했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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