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버거킹 햄버거서 튀어나온 애벌레…흰 봉투 건네며 ‘발설 금지’ 각서까지

김수연 2023. 9. 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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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고기 패티에서 이물질이 나와 품질 관리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버거킹 측은 "당시 소비자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상품권을 건넸던 것이고, 외부 발설 금지 각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더욱 품질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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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버거킹 이물질 논란
과거 벌레 나와 항의하는 소비자에 무마 시도
납품사 신세계푸드 측 “정신적 위로금 명목”
버거킹 “앞으로 위생 관리 철저히” 입장 반복
버거킹 햄버거에서 나온 초록색 벌레. 독자 제공
 
최근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고기 패티에서 이물질이 나와 품질 관리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 항의에 돈 봉투를 건네며 외부로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소비자 A씨는 2019년 7월쯤 인근 버거킹 매장에서 햄버거를 포장해 집으로 가져와 먹던 중 무언가 툭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햄버거 속 양상추인 줄 알고 집으려던 A씨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손가락 두 마디 길이 정도 되는, 살아있는 것으로 보이는 초록색 애벌레가 튀어나온 것이다.

단순 직원 실수라 여기기엔 상당한 벌레의 크기에 구토감이 밀려온 A씨는 곧장 구입 매장으로 연락을 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교환 또는 환불을 해주겠다”는 입장만 전했다고 한다. A씨는 “환불이나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품질 관리를 어떻게 하기에 이 정도 크기의 벌레가 나왔는지 의문이다. 원재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려달라”고 항의했다.

A씨는 그 이후 대처에 더 황당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당시 버거킹에 양상추를 납품하고 있던 신세계푸드와 버거킹 측이 A씨에 만남 의사를 전했는데, 만나자마자 흰색 봉투를 건넸고 “사례를 받으면 이 서류에 사인하셔야 하고, 외부로 사진과 내용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다”며 종이문서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었던 A씨는 이 같은 대응에 불쾌감을 느꼈고, “품질 관리에 대한 설명이나 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당시 자리한 버거킹 품질고객지원팀장과 신세계푸드 CS 담당 직원은 “양배추를 깨끗하게 세척하고는 있으나 완벽하게 되지 않아 벌레가 나온 것 같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돈이나 보상은 필요 없고, 앞으로 원료 관리를 잘 해달라”며 “다만 앞으로 버거킹에서 유사한 위생 관련 문제가 나왔을 시 저도 다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말한 뒤 매장을 나왔다고 한다.
버거킹 햄버거 고기 패티에서 나온 비닐 이물질. 연합뉴스
 
A씨는 “최근 또다시 버거킹에서 패티 포장용 비닐이 함께 조리됐다는 소식에 저도 과거 위생 문제를 알리기로 결심했다”며 “이런 문제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철저한 위생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이물질 논란에 납품사 신세계푸드 측은 “먼저 애벌레가 나와 놀라셨을 소비자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후 양상추 위생 관리에는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봉투를 건넨 것은 맞지만 정식적 위로금 명목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소비자가 주장하는 각서는 우리 측 각서가 아닌, 버거킹에서 제시한 브랜드 각서”라고 덧붙였다.

버거킹 측은 “당시 소비자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상품권을 건넸던 것이고, 외부 발설 금지 각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더욱 품질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6일 경기도 김포에서 조리 과정에서의 실수로 포장용 테이프가 함께 들어가 녹은 것을 소비자가 잘못 씹는 사고가 발생했다. 버거킹은 “고객에게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위생관리에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021년 11월 세종 조치원에서도 햄버거에서 비닐 조각 이물질이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버거킹은 “불편을 겪으신 고객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앞으로 품질관리 및 서비스 운영에 더욱 힘쓰겠다”는 유사한 입장문을 발표했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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