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尹, 아세안·G20 정상회의서 '한미일 밀착 외교' 과시
"北에 책임 있는 역할" 中 압박 동시에…한일중 '협력 강화' 손길도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인도 뉴델리에서 각각 개최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한 다자회의 무대에서 '한미일 밀착 외교'를 과시했다.
지난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3주 만에 열린 다자회의를 계기로,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글로벌 중추 외교의 지평을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에서 글로벌 사회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에 관한 책임 있는 역할을 압박하는 동시에, 한일중 3국의 연대와 공조를 통한 협력 활성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는 3국만의 배타적 이익이 아닌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글로벌 사회 공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을 '자카르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뉴델리 정상회의'를 통해 합의를 이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아세안 전적 지지"
지난 6일(현지시각)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한미일 3국의 전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한미일이 이러한 지지를 바탕으로 각국의 인태전략을 조율하고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아가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아세안 중심성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을 대한민국이 확고하게 지지하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며 "지난 1년간 한-아세안 연대구상이 8개의 중점 과제를 식별하고,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정상회의로 한미일 협력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며, 특히 한미일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3국은 연례 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하고,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의 해양안보 역량을 지원하는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출범하기로 한 바 있다.
뉴델리에서 이어진 'G20 정상회의'에서도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가 인태지역과 글로벌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자신감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바이든 "윤 대통령, 한미일 협력 이끌어 낸 주역"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나 환담하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오전 G20 정상회의 시작 전 정상 라운지에서 조우한 데 이어, 오후엔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 양자 회담장 로비 앞에서 또다시 만나 짧게 환담했다. 특히 지난 5월 개최된 'G7 히로시마 확대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G20 뉴델리 정상회의'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윤 대통령은 의장국인 인도 모디 총리가 주최한 갈라 만찬이 이어진 1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가 인태지역과 글로벌 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 3국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을 이끌어 낸 주역"이라고 화답하며 "우리의 협력으로 3국 일반 가정의 국민들 삶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순방 기간 20여개 국가와 양자회담이 별도로 개최된 가운데, G20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도 열렸다.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6개월간 총 6번의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두 정상은 올해 하반기에도 양국이 활발히 만남을 이어가면서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프로세스도 잘 진행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중 회담…경색된 양국 관계 개선 공감대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한일중을 대표하는 조정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 실현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조만간 한일중 정상회의를 비롯한 3국 협력 메커니즘의 재개를 위해 일본, 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아세안과 한일중 3국 정상들이 연대하고 공조해 위기 극복에 뜻을 모았던 것이 아세안+3 출범 배경임을 상기하면서, "지금 이 시점에 아세안+3는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공식 방문 사흘째인 7일에는 리창 중국 총리와 별도 회담이 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대표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인사와 별도 회담을 갖고 경색된 한중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나름의 성과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한중이 다자주의 속에서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경제 관계의 규범과 틀을 성실히 지킨다면 양자관계가 예측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위해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북핵 문제가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이 문제에 성실히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북핵 문제가 한중 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은 문제가 존재하더라도 빈번하게 자주 만나 교류하고 대화해 가면서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입장이고 이에 리 총리도 전적으로 호응했다"고 전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