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현지 가장 필요한 건 음식과 피"…재한 모로코인들 '간절한 기도'
이태원 이슬람 사원서 서로 위로…"많은 관심 가져달라" 호소
(서울=뉴스1) 조현기 윤주영 기자 = "현지에선 지금 음식과 수혈용 피가 가장 절실합니다"
11일 오전 국내 최대 이슬람 사원인 이태원 모스크에서 만난 마르케시 출신인 아아마드(31·남)가 전한 현지 상황이다.
모로코 강진 소식이 전해지자 재한 모로코인을 비롯한 수많은 중동권 이슬람 신자(무슬림)들이 이곳을 찾아 지진 피해 극복과 생존자 발견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오후 11시11분쯤 마라케시 남서쪽으로 72㎞ 떨어진 아틀라스산맥 산악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8 지진으로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2122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수는 2421명으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아마드는 마라케시 근처 소규모 마을들의 피해가 심각하고 설명했다. 그는 "마라케시 근처 시골 마을에서 대부분 사상자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진으로 도로가 다 끊겨 현재 헬기로 겨우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울먹였다.
이어 "엄마, 이복형, 사촌이랑 연락이 닿았는데 아직 더 연락할 사람이 많다"며 휴대전화를 계속 쳐다보며 "낮에는 집에 있지만 밤에는 밖에서 지내는 생활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이 기준으로 볼 때 12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큰 피해를 본 지역이 산악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구조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진원지 근처인 모코로 마라케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걱정은 더 크다. 마라케시에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압둘 젤리(49·남)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그는 "배우자, 아들, 딸, 부모님이 마라케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당시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갑자기 창문이 흔들리고 굉음이 들리더니 순식간에 정전됐다"며 "다행히 가족들이 모두 잠을 자지 않았고, 이상함을 느끼자마자 밖으로 대피해서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지금도 지진의 공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압둘젤리는 "혹시 모를 여진에 집에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진 발생 뒤 집 앞 정원에서 잠을 자거나 혹시 몰라서 큰 테이블 아래서 잠을 자고 있다. 결국 아내는 어제 마라케시를 떠나서 좀 더 안전한 도시라고 들은 베네밀레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피해가 큰 마라케시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가족과 친구들이 거주하는 모로코인들도 불안감을 드러냈다. 모로코 메크네스 출신인 아만(남·26)은 "지진이 터지자마자 바로 집에 전화했다"며 "다행히 부모님 모두 괜찮으신데, 혹시나 집 무너질까 봐 밖에서 주무신다"고 말했다.
또 "메크네스에도 오래된 건물이 많다"며 만일 강력한 여진이 발생할 경우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모로코의 옛 수도인 메크네스는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한 다양한 유적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도시다.
모로코 수도 카사블랑카 출신인 바덜(41·남)은 "가족들과 내 고향 카사블랑카는 다행히 피해는 크지 않은 것 같다"며 "그렇지만 사람들이 지진에 대한 공포에 떨고 있다"고 우려했다.
모로코뿐만 아니라 북아프리카와 중동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모로코 강진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온 이헵은 "다행히 내가 알고 지내고 있는 모로코인 중에서는 다친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지진 발생 72시간 이내인 골든타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 우려하며, 생존자 발견과 피해 극복을 위해 이곳 이태원 모스크에 와서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압둘 젤리는 "하루 5번 기도시간마다 우리 가족 그리고 모로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며 우리나라 사람들도 모로코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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